두경부란 눈·뇌·귀·식도를 제외한 구강, 구인두, 후두, 하인두, 비인두, 갑상선, 침샘 등을 통칭한다. 특별한 징후 없이 목소리가 변하거나, 목의 통증, 입속 궤양이 3주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그런데 두경부 편평상피세포암과 이를 유발하는 위험 요인의 연관성을 확인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HPV 예방접종해야
이영찬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가 펜실베이니아대와 두경부암의 유전적 소인과 관련 잠재적 위험 요인 조사를 위한 전장 표현형 연관성 분석 연구’를 진행한 결과다.
연구 결과, 두경부암의 유전적 소인은 두경부암은 물론 니코틴 중독과 알코올 장애, 폐기종, 만성 기도 폐쇄, 기관지암 등과 관련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과 음주는 빈도와 양도 두경부암 발생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두경부 편평상피세포암(HNSCC)은 주로 구강·인두에 영향을 미치는 암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주원인으로는 흡연·음주·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 등이 있다.
김수일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HPV 예방접종은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두경부암 예방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전 세계적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두경부암은 남녀 모두에게 발생하기에 남녀 모두 HPV 예방접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연구팀은 두경부 편평상피세포암의 유전적 소인과 다양한 질환 표현형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34만 명 이상의 대규모 유전체 분석 연구를 진행했다.
먼저 검증군은 유전체 데이터를 비롯한 전자 건강 기록이 있는 30만8,492명의 영국 바이오뱅크 데이터를, 재현군으로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바이오뱅크에서 3만8,401명의 데이터를 확보했다.
연구팀은 두경부 편평상피세포암의 유전적 소인을 정량화하기 위해 국제 두경부암 유전체 컨소시움의 전장 유전체 연관성 분석 결과를 활용해 최신 다유전자 위험 점수 모델링을 했다.
이 점수를 기반으로 전장 표현형 연관성 분석을 수행해 전자 건강 기록의 정제된 800여 가지 질병 코드를 비롯한 수집된 생활 습관, HPV 감염 여부와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두경부 편평상피세포암의 유전적 소인이 두경부 편평상피세포암의 자체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은 물론, 니코틴·알코올성 관련 장애, 폐기종, 만성 기도 폐쇄, 기관지암과 연관성이 큰 것을 확인했다. 이 연관성은 독립 코호트 데이터인 PMBB에서도 재현됐다.
또 두경부 편평상피세포암의 유전적 위험도는 단순 흡연·음주의 여부를 비롯, 빈도와 양과도 유의미한 연관성이 관찰됐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는 제한된 데이터로 인해 두경부 편평상피세포암의 유전적 소인과 HPV 감염의 연관성을 규명할 수는 없었다.
공동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두경부 편평상피세포암에 대한 유전적 소인을 정량화하고 질병에 대한 영향력을 분석했다. 또 세계 최초로 두경부암의 다유전자 위험 점수를 기반으로 전장 표현형 연관성 분석을 적용해 대규모 바이오뱅크의 다양한 질병 코드와 생활 습관 간의 연관성을 확인했다.
이영찬 교수는 “대규모 바이오뱅크 데이터를 통해 두경부 편평상피세포암의 유전적 소인과 관련된 새로운 요인을 찾았고, 이는 질병 이해도를 높이고 향후 새로운 임상 전략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연구와 같은 대규모 바이오뱅크를 통한 다유전자 위험 점수 모델링 연구가 한국인에서도 예방 및 맞춤 의학 전략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제시할 것”이라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