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수천억대…미주지역 K콘텐츠 OTT 코코와가 제소
"K콘텐츠 불법유통 연 4억7천700만 개…미주 심각"
미국과 캐나다 등 미주 지역에서 한국 드라마와 예능 등 콘텐츠를 불법으로 유통하던 '코코아TV'가 미국 법원의 결정으로 결국 폐쇄됐다.
제2의 누누티비로 불리며 글로벌 한국 콘텐츠 정식 유통 플랫폼에 큰 피해를 줬던 이 사이트 폐쇄에는 이를 끝까지 추적해 법원에 제소한 미주지역 K콘텐츠 전문 OTT의 노력이 컸다.
북남미 지역에서 K콘텐츠를 제공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코코와는 해외 교민 대상으로 불법 콘텐츠를 유통하던 코코아TV가 미국 애리조나주 법원의 결정으로 지난 9일 강제 서비스 종료됐다고 16일 밝혔다.
애리조나주 법원은 코코아TV 운영사(Tumi MAX)에 대해 운영 사이트 폐쇄는 물론 유사 상표의 모든 상업적 사용도 금지했다. 또 원고인 코코와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모든 활동을 중단하도록 명령했다.
코코아TV는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방송사 콘텐츠와 코코와에 유통되는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 넷플릭스, 디즈니 콘텐츠를 불법 스트리밍 서비스해 논란이 됐다.
특히 미주 지역 한인 대상으로 서비스를 하면서 한국 법망을 교묘히 피했다.
웹 트래픽을 측정하는 시밀러웹 자료에 의하면 코코아TV의 글로벌 트래픽 중 미주 지역이 65.82%로 절대다수였다.
미국·캐나다·남미 등이 글로벌 K 콘텐츠 인기를 견인하고 있는 만큼, 합법 유통 업체들이 피해도 컸다.
업계에 따르면 코코아TV의 한국 콘텐츠 불법 유통으로 인한 피해액은 수천 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코아TV는 업계 추산 월간 대략 2천만 회를 웃도는 접속 횟수를 기록했다. 합법 사업자이자 코코와의 한국 교민 대상 파트너인 온디맨드코리아(ODK)의 배가 넘는 트래픽을 기록해 엄청난 손해를 끼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와 한국저작권보호원 자금을 지원 받아 소송에 나섰던 코코와의 박근희 대표는 "저작권보호원의 지원이 있어 든든했다"며 "이번 법원 판결 사례와 대응 노하우를 업계 전반에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코와의 승소는 K 콘텐츠 글로벌 유통에 주는 의미가 크다.
코코와에서 서비스되는 콘텐츠뿐만 아니라 CJ ENM 및 종편, 넷플릭스, 디즈니 등의 K 콘텐츠를 유통하는 거의 모든 사업자의 저작권이 함께 보호됐기 때문이다.
향후 유사 서비스 등장을 막는 징벌적 효과도 있다.
박 대표는 "미국 법원의 명령으로 불법 서비스 도메인 주소를 합법 서비스로 연결되도록 강제 설정했다"며 "차단 이후 코코와의 교민 대상 서비스 온디맨드코리아의 트래픽이 3배 이상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5월 발간된 한국저작권보호원의 '해외 한류 콘텐츠 침해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2년 해외 한류 콘텐츠 불법 유통은 전체 4억 7천700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중으로는 전체 불법 유통의 15%다.
이 중 영어 콘텐츠 불법 유통이 28% 정도로 전체의 3분의 1이었다. 미주 지역의 콘텐츠 불법 유통이 심각함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특히 출시 1년 이내 신규 콘텐츠가 24%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관련 업계 수입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