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무·쉬인·알리 등 중국발
샤핑 플랫폼 공격적 행보
‘테무’(Temu)와 ‘쉬인’(Shein), ‘알리’(AliExpress) 등 중국 샤핑 플랫폼의 가파른 확장세에 미국과 한국 등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3달러 운동화, 5달러 청바지까지 가격으론 당해낼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이들 중국 샤핑 플랫폼은 장기적으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에서 가장 다운로드를 많이 하는 인기 있는 앱 중 테무와 쉬인이 탑5, 탑10에 들어갈 정도다.
지난 2022년 9월 미국 시장에 진출한 테무는 장난감부터 자동차 타이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중국산 상품을 서구 브랜드 제품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벌써 미국 내 테무 월간 사용자는 7,000여만명에 달한다. 테무는 중국 내 매출 증가와 미국 내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해 시가총액 기준으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회사인 알리바바까지 제압했다.
그러나 소비자 보호단체들은 아마존 수준의 고객 서비스를 기대했다가는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라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소비자 단체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검증되지 않은 저가, 저품질, 또는 인체에 해로울 수 있는 중국산 제품으로 인한 각종 피해, 반송과 환불의 문제점, 강제 노동을 통해 제작된 제품의 범람 등을 지적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배송비 무료·반품 무료 혜택 등을 대대적으로 광고하고 있지만 문제점도 많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소셜네트워크(SNS)나 인터넷에서는 테무 등을 통해 물건을 구입한 소비자들의 각종 피해와 불편 사례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 테무는 한국에서는 한국 역사와 문화를 왜곡하는 제품을 버젓히 판매하고 있어 국부유출 지적과 함께 비난을 받고 있다.
급기야 미국도 테무의 무분별한 미국 진출을 막아내고 규제할 법안이 연방의회에서 추진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전자상거래를 통해 미국 소비자에게 배송되는 중국산 수입 물품에 광범위하게 적용돼온 관세 면제를 폐지하는 법안이 연방 의회에서 초당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공동발의자인 빌 캐시디(공화·루이지애나) 상원의원은 미국 정부가 수입 상품의 ‘최소 면세 기준’(de minimis)으로 알려진 예외 조항에 따라 개인 소비자에게 배송되는 수입품이 800달러 이하면 관세를 면제해 줬으나 중국에서 배송되는 물품에 한해 이런 면세를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앞서 지난 4월 공개된 한 연방 보고서는 중국 신장지역에서 위구르족의 강제노동으로 제조된 불법 제품 수입에 이 면세 면제 조항이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면세면제 조항은 미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가 2019년 저가 품목의 대량 배송으로 안전하지 않은 수입품을 적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힌 이후 줄곧 주목받아왔다. 실제로 연방 세관에 따르면 이와 관련된 배송 건수는 2018년 4억1,050만건에서 지난해 6억8,550건으로 증가했다. 또한 이 같은 면세 예외 규정으로 중국 샤핑 앱들이 불평등한 경쟁적 우위를 누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테무의 경우 수십억달러 규모의 천문학적인 광고비를 미국에서 집행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의 전자상거래 플랫폼 테무가 미국 내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온라인 마케팅에 지난해 약30억달러를 지불했다”고 보도했다. 골드만삭스 조사에 따르면 테무는 지난해 메타 광고에만 약 12억달러를 쏟아부었다. 테무는 올해 수퍼보울에서 광고를 6번이나 내보냈다. 30초 광고 하나에 약 700만달러인 만큼 수천만달러를 지출한 것이다.
테무의 마케팅 전략은 중국산 값싼 제품을 미국 샤핑객에게 판매하고 마케팅에 수십억 달러를 지출한 미국 전자상거래 기업 위시(Wish)와 같다. 위시는 초기에 인기를 끌었으나 결국 마케팅 지출을 감당하지 못하고 위조품 판매와 관련한 조사에 직면하면서 사세가 기울었다.
테무는 배송 시간을 단축해 국제적으로 아마존, 월마트 등과 경쟁하겠다는 포부다. 현재 미국 물류 시스템이 빈약한 테무가 중국에서 미국으로 상품을 보내는 데에는 1~3주가 소요되며, 특급 배송에는 4~9일이 소요된다. 반면 아마존의 상품 배송 기간은 이틀 이내로 짧다.
지난해 미국의 전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테무의 점유율은 1~2%대로 아마존(40%)에 비해선 한참 낮다.
또한 천문학적인 마케팅 비용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테무 제품의 품질이 고객의 충성도를 낮아지게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