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코로나·RSV 겹쳐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50대 이모씨는 지난달부터 기침이 멈추지 않는다. 약국에서 약을 사먹어도 도통 기침이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씨는 한달이 넘도록 기침이 멈추지 않아 일상 생활에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했다. 사무실에 출근해서도 계속 마른 기침이 나와 하루 종일 마스크를 쓰고 주변에 앉은 동료들의 눈치를 보며 일을 한다고 털어놨다.
장기간 기침 감기를 앓는 건 비단 이씨만의 사례가 아니다. 이번 겨울 유난히 호흡기 질환을 앓는 환자가 대폭 늘어났다. 지역 한인 내과와 클리닉들에는 한인 감기 환자들이 북적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공식 종료 이후 많은 사람들의 면역력이 약해진데다 연말 시즌 여행을 떠나거나 송년 모임에 참가하는 경우가 증가하면서 감기 환자가 급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최근 호흡기 환자가 전국적으로 증가했다. 지금까지 최소 530만명이 발병했고 그 중 5만4,000명이 입원했다. 사망자만 3,200명에 달한다. CDC는 최근 “올 겨울 호흡기 질환퇴치를 위한 예방접종이 시급히 필요하다”면서 미국 전역의 의사들에게 건강경보를 발령했다. CDC는 남은 시즌 동안 환자들을 코로나19, 독감 및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SV)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예방주사를 꼭 맞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내과 전문의는 “요즘 다른 의사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눠봐도 유독 기침이 오래가는 환자들이 예전에 비해 많은 것 같다”며 “팬데믹 이후 사람들의 면역력이 약해졌고, 백신 피로감으로 백신 접종률도 낮아져 감기 환자가 많은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전문의는 이어 “코로나, 독감, 감기 등을 앓은 후 염증이 몸에 남아 마른 기침을 하게 되는데 길게는 두달까지도 기침이 나올 수 있다”며 “사람마다 기침이 오래 가는 이유는 다 다르기 때문에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기침은 원래 감기나 이물질이 기관지부위에 생겨서 그것을 뱉어내기 위한 자연스런 신체의 반응이다. 기침을 통해 이런 부산물 즉 가래들을 몸 밖으로 내보내야 하는데 이런 가래와 같은 물질이 없어지지 않고 계속 생기거나 기침이 오래되면서 기관지가 확장되면 나중엔 가래가 없어도 기침을 계속하게 된다.
이를 만성기침이라고 하기도 하고 마른기침이라고 하기도 한다. 이 마른기침을 멈추지 않고 계속하게 되면 만성 기관지염이 되기도 하고 폐 안의 공기주머니가 확장이 된 상태에서 줄어들지 않아서 자꾸만 더 기침을 하게 된다.
심하면 폐렴증상으로 가기도 한다. 그러므로 가래가 일단 없어지면 이 마른기침을 빠른 시간내에 멈출 수 있게 해야 하는데 항생제 등을 장기간 복용하면 위나 장을 상하게도 하고 항생제에 내성이 생겨 나중에 정말 필요할 때에 항생제가 몸에 듣지 않게 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