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와 이코노미석 사이, 앞뒤 간격 넓고 무료 서비스
한인 직장인 김모씨는 최근 한국을 방문하면서 국적항공사의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이용했다. 대신 김씨는 추가로 편도 200달러의 비용을 지출했다. 추가 비용에도 불구하고 김씨는 만족한다고 했다. 김씨는 “좁은 좌석의 이코노미석에 비해 앞뒤 간격도 넓은 데다 우선 탑승에 공항 라운지를 사용할 수 있는 혜택을 고려하면 추가 비용이 아깝지 않다고 생각해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한인 김씨와 같이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선호하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추가 비용부담에도 불구하고 국제선 등 장거리 노선을 좀 더 편안하고 안락하게 여행하려는 여행객들이 급증한 탓이다. 항공사들은 앞다퉈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도입하면서 비즈니스석과 이코노미석 사이의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30일 월스트릿저널(WSJ)은 미국 주요 항공사들이 비즈니스석과 이코노미석의 중간 좌석인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제도를 속속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의 수요가 늘어난 것은 이코노미석에 비해 안락하고 편안한 탑승 환경 때문이다.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은 앞뒤 좌석 사이에 간격이 넓은 데다 우선 탑승과 무료 알코올 서비스에 업그레이드된 기내식 등 부가 혜택이 제공된다.
대신 추가 비용이 부과돼 미국과 유럽을 오가는 노선의 경우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항공료는 이코노미석에 비해 평균 2배 정도 더 비싸다.
하지만 비즈니스석에 비해 싼 항공료에 안락함과 편안함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항공사들은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의 항공료를 감당할 수 있는 중상위층 소득의 고객 대상으로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도입하거나 확대하면서 수요 잡기에 나서고 있다.
2016년 국내선에 최초로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도입한 아메리칸 항공은 향후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적용 노선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유나이티드 항공 역시 장거리 국제 노선을 중심으로 항공기 1대당 평균 21석의 프리미엄 플러스 좌석을 운영하고 있다. 프리미엄 플러스석은 유나이티드 항공사에겐 이익을 보존해 주는 핵심 좌석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외국 항공사들도 프리미엄 이코노미의 도입 경쟁에 나서고 있다. 10년 전에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운영해 온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는 현재 A380 기종에 52개의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호주의 콴타스항공은 뉴욕과 호주의 동부 해안 도시 노선에 40개의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오는 2026년부터 본격 운영할 계획이다.
국적항공사들도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도입에 적극적이다. 아시아나항공은 A350 기종에 한해 이코노미 스마티움석을 운영하고 있다. 좌석간 앞뒤 간격이 7~10센티미터 더 넓은 데다 우선 탑승과 인천공항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는 부가 혜택이 제공돼 한인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편도 200달러의 추가 비용에도 불구하고 안락한 탑승 환경과 부가 혜택이 한인들의 기대치를 만족시킨 탓”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 항공사를 표방하는 에어프레미아는 아예 일반 항공기의 비즈니스 좌석격인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차별화의 요소로 활용하고 있다. 좌석 사이의 간격이 42인치로 다른 국적항공사의 비즈니스석과 버금간다.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은 지난해 10월 LA-인천 노선 취항 이후 1년 만에 제3의 국적항공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