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부족 심화 전망, 판매량도 다시 감소세
“주택 매물 부족 현상이 계속 이어지면서 주택 구매 수요의 완전 회복이 요원해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RA) 로렌스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주택 시장 동향 보고서에서 한 말이다.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매물의 부족 현상이 결국 주택 시장의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7%대를 넘나들면서 주택 소유주들이 매물 내놓기를 꺼리고 주택 가격은 상승세를 보이지만 판매량은 줄어드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신규 건설 물량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 더해져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매물 부족 현상이 더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경제 매체 CNBC는 가격 상승에 판매량 하락세로 돌아서는 상반된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미국 주택 시장의 최대 현안은 주택 매물 부족 현상으로 갈수록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부동산 온라인 플랫폼인 리얼터닷컴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판매량은 전년 대비 7% 상승했지만 마지막 주 판매량은 전년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판매량이 감소세를 보인 것은 59주만에 처음이다.
주택 판매량의 하락세는 펜딩(pending) 주택 판매에서도 마찬가지다. 매매 계약이 체결됐지만 완료하지 못한 것을 지칭하는 펜딩 주택 판매는 향후 주택 판매량을 전망할 수 있는 선지표 역할을 한다. 지난 5월 펜딩 주택 판매는 전월 대비 3% 하락했다.
주택 판매량 감소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것은 매물 부족이다. 지난달 마지막 주 신규 주택 매물은 전년에 비해 29%나 크게 감소했다. 매물 부족 감소세는 더욱 커지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매물 부족 현상은 주택 가격의 상승을 부채질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전국 주택 가격은 지난해 6월 팬데믹 이전 대비 45%라는 급등세를 보이면서 최고치를 찍었다. 이후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하락세를 보이다가 올해 1월 바닥세를 쳤다. 하지만 주택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같은 현상은 가주에서도 마찬가지다. 가주부동산협회(CAR)에 따르면 지난 5월 가주 내 기존주택 판매량은 28만9,460채로 전년 동기 대비 23.6%나 급감했다. 또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35.1%나 줄었다. 5월 기준 가주 내 판매 주택의 평균 모기지는 6.43%로 전년 동기의 5.23%에 비해 1.2%포인트나 높다.
주택 매물이 부족해지는 데는 기존 주택 소유주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 배경에는 7%대를 넘나들고 있는 모기지 금리가 있다. 주택 소유주들이 현재 주택을 구입할 때 모기지 금리는 3~4%대로 높은 모기지 부담으로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주택 매물 부족 현상이 단기간에 개선될 여지가 없다는 데 있다. 신규 건설 물량이 늘고는 있지만 여전히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부족한 게 현실이다.
<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