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2 한국어 폐지에도 초·중·고 정규반 늘어
SAT II에서 한국어 과목이 폐지됐음에도 불구하고 공립 및 사립학교들에서 정규 한국어반 개설 열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지난 1994년 SAT 시험과목에 공식 채택됐던 한국어는 그동안 정규 한국어반 개설에 견인차 역할을 담담해 왔었으나 2021년 칼리지보드의 결정에 따라 26년 만에 역사 속에서 사라졌다. 30일 LA한국교육원(원장 장전훈)에 따르면 SAT II 한국어시험이 채택됐던 1994년 당시 코헹카 초등학교 등 4개교에 불과하던 정규 한국어반은 3월 말 현재 78개교로 늘어났다.
1995년~99년 사이에 그라나다힐스 차터 고교 등 7개교에 한국어반이 개설됐고, 2000~09년 사이에는 어바인 고교 등 14개교에 한국어반이 새로 생겼다. 정규 한국어반 개설이 붐을 이뤘던 시기는 2010년부터 2019 년 사이로 존보로 중학교 등 30개 학교에 한국어반이 만들어졌다.
2017년에는 네바다주에서는 최초로 라스베가스에 소재한 데모크라시 프렙 앳 아가시 캠퍼스에서 한국어 수업이 시작됐다.
2020년 이후에도 부에나팍의 비티 중학교를 비롯한 7개 학교가 한국어반을 정규과목으로 채택했다. 특히 SAT 한국어시험이 폐지된 2021년과 2022년에도 라미라다의 벤톤 중학교와 샌디에고 인근 델 노르테 고교 등 2개 학교가 늘었다.
과정별로는 고교 30개, 중학교 11개, 초등학교 11개 순이다. 일부 학교는 초.중 과정과 중.고 과정, 초.중.고 과정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78개 학교에서 100여명의 한국어 교사들이 8,100여명의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한류 붐을 타고 타인종 학생들의 한국어반 등록이 크게 증가했다.
3가 초등학교에서 한국어-영어 듀얼 랭기지 교사로 재직 중 스텔라 김씨는 “우리 학교에는 킨더카튼부터 학년 별로 6명의 교사들이 이중언어반을 지도하고 있다”며 “한국어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담임을 맡고 있는 2학년반의 경우 30여명의 학생 중 50%가 백인을 비롯한 타인종”이라고 밝혔다.
강전훈 교육원장은 “SAT 한국어시험의 폐지로 정규 한국어반 열기가 식을 것으로 우려했지만 오히려 한국어를 정규과목으로 채택하는 미국 초중고 학교들이 늘고 있다”며 “이는 최근 아시아를 넘어 미국까지 불어닥친 한류, 높아진 한국의 경제적 위상과 그에 따른 정부의 지원 등에 힘입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LA 한국교육원은 한국어진흥재단(이사장 모니카 류)과 함께 정규 한국어반 지원예산 27만달러를 활용해 한국어반 신설과 교사 연수, 한국어 수업과 관련된 여러 행사를 지원하고 있다. 임수미 부원장은 “올해 안에 3~5개 학교에 한국어반을 신설하는 것을 목표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한국어반 개설 열기는 북가주에서도 마찬가지다. 샌호세 지역 브랜엄 고교에서 지난해 가을학기부터 한국어반 수업이 시작됐다. 현재 샌프란시스코 한국교육원 관할지역에선 릴리엔탈 초등, 존 스타인벡 초등, 몬테벨라 초등, 로웰 고교, 도허티밸리 고교, 말피타스 고교, 버추얼 아카데미(플레즌튼), 곤잘레스 고교 등 9개교에서 정규 한국어반이 운영되고 있다.
백기환 미주한국학교총연합회 회장은 “한국어의 정규과목 채택은 한인 2~3세에게 자긍심을 심어주는 동시에 타인종 학생들에게 한국 문화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파할 수 있는 공식 통로가 개설되는 것인 만큼 보다 적극적인 한국 정부의 지원과 학부모들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