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 찾기
대학 학업·서클활동과 장래 커리어도 징검다리 역할,
순수한 우정의 친구나 강연·영화·책 속에서도 가능
올해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에 입학하게 되는 신입생들에게 대학생활은 설렘의 연속일 것이다. 어떤 학생에게는 대학으로 입학하는 과정이 쉬울 수도 있고 반대로 어려울 수도 있다. 대학 입학후 어려운 시간을 슬기롭게 넘길 수 있는 멘토를 찾는 것은 성공적인 대학생활과 졸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좋은 멘토를 찾는 것은 학업뿐만 아니라 서클 활동, 커리어에까지 연결되는 중요한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멘토로 인생이 달라진다
사람은 태어나서 성장하기까지 누구를 롤 모델로 살아가느냐에 따라 인생이 크게 달라진다. 반기문 전 전유엔 사무총장은 충주 고등학교 재학시절 미국에 가서 존 F. 케네디 대통령을 만난 일로 인해 외교관의 꿈을 품게 되었다. 그는 고교 시절 미 적십자사의 ‘외국 학생 미국방문 프로그램’(VISTA)에 참가했다. 당시 VISTA에는 반 총장을 포함해 전 세계 42개국에서 선발된 102명의 고교생이 초청됐는데, 존 F. 케네디 대통령을 백악관에서 만났을 때 그는 큰 영감을 받았고 결국 반세기 전 그 만남이 자신의 인생을 다른 차원으로 확 바꿔놓은 계기가 됐다고 회고했다. 케네디 대통령은 자신의 저서에 서명을 해준 한국에서 온 고등학생이 훗날 유엔 사무총장이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을 것이다.
■학업을 도와줄 멘토를 찾는다
모든 대학은 학과목을 선택하고 학업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아카데믹 어드바이저를 선정해 준다. 만약에 전공을 결정하고 나면 아카데믹 어드바이저들은 어떻게 시작할 것인지 도움을 주고 졸업까지 방향을 잃지 않도록 잘 리드를 해준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전공에 대해서 결정을 하지 못했다면 전공을 결정할 때까지 도와준다. 이러한 탐구는 서두르지 않고 올바른 커리어를 결정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사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이 멘토이며 학교안에서 멘토를 찾을 수 있다. 같은 과 선배가운데서 찾아보는 것이 가장 좋다. 물론 커리큘럼 가이드에는 각 학년별로 수강해야 할 과목들이 나온다. 그러나 교수에 대한 평가 혹은 과목간에 같이 들었을 때 상관관계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많은 부분이 있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미리 공부를 했던 선배들의 조언과 가이드를 따르면 어렵지 않게 코스를 정복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학점을 쉽게 딸 수 있는 지 요령을 배우라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길로 학업을 진행할 수 있는 지혜를 전수 받으라는 것이다.
■클럽과 취미활동을 통해 선배를 만난다
학생마다 관심사가 다르다. 운동을 좋아하는 학생도 있고 학구적인 활동을 선호하는 학생도 있다. 아니면 클럽활동을 통해 친교만 다지고 학업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려고 할 수도 있다. 즉 학업과 연결될 수도 있고 그냥 취미활동만으로 끝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운동을 좋아한다면 같이 운동을 하면서 좋은 선배를 만날 수 있다. 또한 친교 클럽에서 인생을 토론하면서 낭만적인 시간을 보내다가 남녀간에 결혼으로 연결되는 경우도 있다. 어떤 경우는 커리어로 연결될 수도 있다. 가령 예를 들어 학교 신문사에서 기자로 서클활동을 하다가 신문사에서 기자로 일하는 선배의 추천이나 조언을 받아 기자로 일할 수도 있다. 반면 어떤 이해관계가 개입되어 있지 않은 순수한 친구를 만나서 평생을 그저 우정을 돈독히 하면서 갈 수도 있다. 자신의 마음을 진솔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제대로 된 친구 한 명만 있어도 성공스러운 인생을 살 수 있다. 때론 친구의 우정어린 충고가 멘토의 가르침 이상의 큰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소규모 클래스가 정답일 때도 있다
클래스의 규모가 클 때는 학생과 교수의 일대일 접촉이 쉽지 않다. 교양과목 같은 경우 수백명이 한꺼번에 클래스를 듣기 때문에 더 더욱 쉽지 않다. 그러나 학급의 규모가 작을 때는 교수들이 학생의 이름을 외울 수도 있고 그들의 관심사를 챙길 수도 있다. 또한 오피스 아워를 통해 더욱 친분을 다질 수도 있다. 그러나 교수와 학생 사이에 멘토가 맺어지지 않을 경우에는 교수가 학생에게 맞는 멘토를 연결시켜 줄 수도 있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라는 소설이 있다. 루게릭 병에 걸린 모리 교수가 서서히 굳어가는 몸으로 더 이상의 강의를 할 수 없게 되자 제자들을 하나둘 집으로 부르기 시작한다. 그는 사회학 강의를 대신해 자신의 삶, 성공, 사랑, 죽음 등에 대해 제자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죽기 전 까지 모리 교수는 제자들과 함께 하면서 제자들 또한 모리 교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서 그의 마지막을 지켜본다. 모리 교수와 학생들은 전공지식을 가르치고 배우는 관계를 떠나 인생의 멘토와 멘티 관계를 맺고 있는 셈이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도 진정한 멘토와 멘티 관계에 대해 잘 보여주고있다. 보수적인 남자 사립학교에 영어 선생님이 부임해 시와 문학을 가르치는 데 틀에 박힌 삶을 강요받는 학생들에게 영감을 준다는 이야기이다. 키팅 선생은 수업중 책상에 올라가서 세상을 보는 시각이 넓고 다양해야 한다고 열변을 토한다. 한 학생이 결국 허락없이 시작한 연극활동을 알게 된 아버지의 호된 꾸지람과 의사가 되라는 강요에 슬퍼하며 아버지의 총으로 자살하면서 선생은 쫓겨가는 것으로 영화는 끝나지만 멘토 역할을 충실하게 한 진정한 교사상을 보여주고 있다.
■독립적인 학생도 도움이 필요하다
교수와 클럽, 혹은 어드바이저 등과도 잘 맞지 않고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학생들도 있다. 이런 경우에도 본인이 원하는 어떤 활동을 통해서라도 새로운 사람을 만날 필요가 있다. 당신을 이해하는 멘토를 만나는 것은 대학생활을 무사히 마치는 데 상당히 큰 도움이 된다.
어느 날 모임에 참석해서 듣게 된 한 연사의 스피치를 통해서도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고 그 강사가 바로 멘토가 될 수도 있다. 본인의 취향에 따라 멘토에 대한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다. 자기 스타일에 맞는 방식으로 멘토를 골라서 롤 모델로 삼고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소설을 읽다가 혹은 영화를 보다가 연극을 보면서 어느 날 갑자기 멘토를 발견할 수 있다. 그 순간을 잘 포착해야 한다. 그 순간이 본인의 인생 혹은 운명을 결정지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한 예로 의사가 되고 싶은 학생이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서 의사와 시간을 보내고 수련을 받으면서 해당 의사와 멘토와 멘티 관계를 형성할 수도 있다. 멘토는 이처럼 학업 성적을 올리는 도움이 될 뿐이 아니라 고등학교에서 대학 레벨로 넘어가는 과정을 한결 수월하게 할 수도 있다.
멘토는 대학 과정에서 반드시 필수는 아니다. 그러나 당신에게 맞는 멘토를 찾는 것은 걱정, 두려움을 없애주고 대학원에까지 가는 과정을 순조롭게 해준다. 결론적으로 위대한 멘토를 찾는 것은 인생살이뿐만 아니라 본인의 커리어에서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멘토란?
멘토(Metor)는 그리스 신화에서 비롯된다. 고대 그리스의 이타이카 왕국의 왕인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을 떠나며, 자신의 아들인 텔레마코스를 보살펴 달라고 한 친구에게 맡겼는데, 그의 이름이 바로 멘토였다. 그는 오딧세이가 전쟁에서 돌아오기까지 텔레마코스의 친구, 선생님, 상담자, 때로는 아버지가 되어 그를 잘 돌보아 주었다. 그 후로 멘토라는 그의 이름은 지혜와 신뢰로 한 사람의 인생을 이끌어 주는 지도자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멘토는 조언이 필요한 젊은이나 학생 즉, 멘티(mentee)와 친밀한 인격적 관계를 맺으면서 삶과 학업에 대해 조언을 해주고, 인생의 본을 보여주는 사람을 뜻한다.
<박흥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