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부채 3조 달러 감축…가계비용 낮추고 부자증세로 경제 성장"
블룸버그 "자본이득세 두배로, 법인·고소득자 세율도 인상" 보도
하원 장악 공화당, "지출 삭감" 요구하며 반대…원안 통과 불투명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향후 10년 동안 연방정부 적자를 약 3조 달러 줄이는 목표를 제시할 예정이라고 백악관이 8일 밝혔다.
이를 위해 바이든 대통령은 이른바 '억만장자세' 도입을 비롯한 '부자 증세'를 공식화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는 9일 바이든 대통령이 2024 회계연도 예산안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언급하면서 "대통령의 예산안과 공화당 의제 사이에는 거의 6조 달러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할 예산안은 적자를 3조 달러 줄이는 것이지만, 공화당의 안은 오히려 3조 달러의 적자를 늘릴 것이란 주장이다.
하지만 AP통신은 "(백악관의) 이런 방침은 균형 예산을 외치고 있으나 아직 청사진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공화당 하원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고 전했다.
예산안 처리 권한을 가진 하원의 다수당인 공화당은 아직 자체적인 예산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백악관은 공화당이 지지해온 다양한 세금 계획 등으로 인해 앞으로 10년간 2조7천억 달러 이상의 부채가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해 왔다.
특히 향후 10년간 적자 감소 폭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국정연설에서 공개한 2조 달러보다 50%나 증가한 것이어서 주목받았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액수가 늘어난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이번 주에 나는 미국민에게 나의 완전한 예산 비전을 보여줄 것"이라며 "그것은 미국에 투자하도록 하고, 가족을 위한 비용을 낮추며, 연간 40만 달러 이하 소득자에 대한 증세 없이 경제를 성장시키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공화당도 똑같이 하라고 촉구한다"며 "미국민에게 당신들이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을 보여달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방정부 부채를 대폭 줄이겠다는 바이든 대통령 계획의 중심에는 대기업과 부자들에 대한 세금을 더 걷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연소득 40만 달러 미만 국민의 세금은 동결하고, 대기업과 억만장자를 비롯해 연 40만 달러 이상 고소득자를 대상으로 증세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백악관은 연간 40만 달러 이상 고소득자에게 공공의료보험인 메디케어 세율을 현행 3.8%에서 5.0%로 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이날 블룸버그 통신은 억만장자세 도입을 골자로 하는 증세안이 바이든 행정부의 새 예산안에 담길 예정이라고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내 상위 0.01%에 해당하는 자산보유자들에게 최소 25%의 세율을 적용, 자산 증가분에 과세하겠다는 것이다.
또 장기 투자수익에 적용되는 자본이득세(CGT) 세율이 현행 20%에서 거의 두 배인 39.6%로 상향 조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법인세율은 21%에서 28%로 인상되고, 연소득 40만달러가 넘는 개인에 대한 소득세 최고 세율도 37.0%에서 39.6%로 올리는 등 기업과 고소득자들에 대한 증세 방안도 포함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증세 방침에 대해 장-피에르 대변인은 "우린 이를 가치 선언문으로 본다"며 "이는 궁극적으로 예산법안을 처리하는 하원이 결정할 일로, 하원은 공화당이 통제하고 있다"고 압박했다.
장-피에르 대변인 언급대로 예산안 처리는 하원 공화당의 손에 달린 만큼 바이든 대통령의 예산안이 원안대로 통과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전날 바이든 대통령의 예산 제안이 빛을 보지 못할 것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여기에 공화당 하원은 오히려 연방정부의 지출 삭감을 요구하면서 연방정부 부채한도 상향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세금 인상이 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증세안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지난 1월 부채한도 상한(31조 4천억 달러)에 도달한 미 연방정부는 특별조치 시행으로 고비를 넘겼지만, 6월 초까지 한도 인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대규모 실업 등을 양산할 사상 초유의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빠질 가능성이 작지 않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