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스트릿 위클리
이번 주는 다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시간이다. 2023년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31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열리는데, 1일 발표할 회의 결과에서는 ▲0.25%포인트 인상 여부 ▲금리 인상 중단 신호 여부 ▲최종금리 하향 검토 여부가 포인트다. 또 애플과 알파벳, 메타플랫폼스 등 빅테크의 실적 발표도 이번 주에 몰려있고, 인플레이션 추가 둔화의 키를 가지고 있는 고용 관련한 굵직한 지표도 세 가지가 발표될 예정이다.
31일 나오는 고용비용지수(ECI)는 고용주가 임금과 복리후생에 지불하는 금액을 보여주는 지표로 4분기에 전분기 대비 1.1% 상승할 전망이다. 2분기 1.3%, 3분기 1.2%에 이어 조금씩 줄어드는데, 연율로 환산하면 4.5% 수준이어서 절대 수준이 너무 높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여전히 너무 뜨겁다”며 “만약 이 수준대로 나올 경우 인플레이션 부담을 높이고 파월 의장이 계속 매파적인 메시지를 유지하도록 하는 요인이 된다”고 평가했다.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는 12월에 108.3으로 올라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1월에는 109.0으로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내달 1일에는 12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가 나오는데, 12월 채용 중인 일자리가 1,029만3,000건으로 전월 1,045만8,000건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11월 당시 월가에서는 1,005만건 정도의 일자리가 열렸던 것으로 봤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보다 40만건 이상 더 많아서 예상보다 노동시장이 강하다는 점을 재확인했었다.
3일에는 1월 고용보고서가 나온다. 실업률이 3.5%에서 3.6%로 다소 오르겠지만 분석 기관에서는 인플레이션 둔화에 효과가 날 만큼의 노동 시장 둔화는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년 대비 4.3%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준의 이번 금리 인상폭은 0.25%포인트가 유력한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0.25%포인트를 올릴 확률이 98.4%로 1.6%의 나머지 확률은 0.5%포인트에 대한 베팅이 아니라, 동결에 대한 전망이다. 적어도 선물시장에서는 0.5%포인트 인상을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그만큼 인플레이션 완화에 대한 자신감이 크다는 것이다.
연준도 인플레이션이 하락한다는 추세는 인정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총재가 “통화 정책이 원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며 “원자재 가격 하락도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부분적으로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시장이나 학계에서는 이미 금리는 충분히 올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통화 유동성 측면에서도 이미 충분한 긴축이 됐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전년대비 통화 공급량은 4분기 들어 ‘마이너스’로 들어섰다.
물론 연준이 안고 있는 상황이 만만치 않다. 인플레이션이 떨어지는 추세를 인정하는 것과 그래서 목표치인 2% 까지 내려갈 것이냐는 다른 문제기 때문이다. 특히 시장이 너무 앞서 가는 것도 연준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내년 1월 만기가 되는 미국 1년물 국채 수익률은 4.664%인데, 동시에 만기가 비슷한 물가연동국채의 수익률은 2.551%이다. 이 두 국채의 수익률을 빼면 2.113% 정도가 나오는데, 이 말은 시장은 현재 내년 1월에 CPI가 2.1%정도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사실상 인플레이션이 연내에 연준의 목표인 2%로 떨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는 물론 연준과의 격차가 크다. 연준은 근원 PCE가 올 연말 3.5% 정도로 보고 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 장기화를 걱정하고, 시장은 올해 사실상 끝난다고 보는 형국이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도 과잉긴축을 피하는 묘수를 찾으려 할 수 있고, 반대로 현재 시장은 0.25%포인트 인상에 더해 금리 인상 중단 신호도 기대하고 있다.
연준이 이런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어떤 메시지를 낼지 주목된다. 금리인상 중단 메시지를 공식적으로 담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더불어 기자회견 멘트에서 매파적 신호를 섞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만약 파월 의장이 ‘여전히 갈 길 좀 더 남아있다(still some way to go)’라고 한다면 우리는 이를 매파 신호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표현이 최종금리를 5.0%까지 올릴지, 5.25% 까지 올릴 지에 대한 힌트라는 것인데, 만약 해당 표현이 나오면 후자일 가능성이 높고, 그렇다면 금리 인상은 5월까지 갈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