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질환들은 치매가 진단되기 상당히 오래전에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 노화 연구소(NIA: National Institute on Aging)의 로리 비슨-헬드 박사 연구팀이 '볼티모어 노화 종단연구'(BLSA: Baltimore Longitudinal Study of Aging) 대상자 중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347명, 혈관성 치매 환자 76명, 치매가 없는 노인 811명의 자료를 비교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의학 뉴스 포털 메드페이지 투데이(MedPage Today)가 7일 보도했다.
대조군 노인들은 치매군과 연령, 성별을 매치시켰고 추적 관찰 기간도 같게 했다.
연구팀은 '국제 질병 분류 9차 개정판'(ICD-9: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s 9th Revision)에 나와 있는 질병 목록과 치매 사이에 연관이 있는지를 분석했다.
치매 그룹은 치매 진단 5년 전과 1년 전 그리고 치매 진단을 받은 해에 어떤 질병이 있었는지를 연구팀은 살펴봤다.
알츠하이머 치매 그룹이 치매 진단 전에 가장 많이 겪은 질환은 난청(39%)이었고 다음이 요실금(23%)과 우울증(11%)이었다.
요실금과 심장 비대(cardiomegaly), 비상피성 피부암(non-epithelial skin cancer), 폐렴은 치매 진단 1년 전까지는 치매와의 연관성이 뚜렷하지 않았다.
혈관성 치매 그룹에서 치매 진단 전에 가장 많이 발생한 질환은 난청이 49%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심전도 비정상(abnormal EKG)이 41%, 부정맥이 37%, 심방세동이 30%였다.
심방세동과 뇌동맥 폐쇄(cerebral artery occlusion), 본태성 진전(essential tremor), 비정상 반사(abnormal reflexes)는 치매 진단 1년 전까지는 치매와의 연관성이 크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알츠하이머 치매 그룹은 진단 전에 순환계, 피부, 비뇨생식기 질환, 정신장애, 감각기관 장애가 주로 나타났고 혈관성 치매 그룹은 심뇌혈관 질환, 신경장애가 많이 발생했다.
이 결과는 알츠하이머 치매와 혈관성 치매의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해석했다.
혈관성 치매는 알츠하이머 치매 다음으로 흔한 형태의 치매로 뇌졸중이나 기타 뇌혈관 손상에 의해 뇌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들면서 발생한다.
BLSA 대상자들은 대체로 교육 수준이 높고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았기 때문에 자신의 건강 문제를 잘 알고 필요할 때 치료를 받았다. 따라서 치매 위험이 낮았을 수 있다.
또 치매 진단 전에 나타난 질병이 얼마나 심했는지 그 중증도(severity)도 매우 중요한데 이에 관한 정보는 얻을 수 없었다.
따라서 이 결과의 해석에는 제한이 있을 수 있다고 연구팀은 인정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신경 학회 학술지 '신경학 회보'(Annals of Neur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