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실직자 대부분 곧 재취업
빅테크 기업들의 ‘감원 칼바람’에 해고된 직장인 대부분이 빠르게 재취업에 성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과 짙어지는 경기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노동시장이 여전히 과열 상태라는 점을 시사한다.
월스트릿저널은 27일 구인·구직 사이트 집리크루터의 최근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테크 기업에서 해고 또는 계약 종료된 노동자의 79%가 새 일자리를 알아보기 시작한 지 3개월 이내에 재취업했다고 보도했다. 37%는 새 직장을 찾기 시작한 지 한 달도 안 돼 곧바로 일자리를 구했고, 응답자 10명 중 9명은 구직 신청을 올린 지 일주일 안에 리크루터 또는 기업 채용 담당자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새 일자리를 구하는 데 6개월 이상 걸렸다는 해직 테크 노동자들은 5%에 불과해 지난 2월 조사 때의 26%에서 크게 감소했다. 줄리아 폴락 집리크루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테크 업계에서 광범위한 해고, 고용 동결, 비용 절감이 일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분야 노동자들이 놀랄 정도로 빠르게 재고용되고 있다”며 “이들은 여전히 가장 수요가 많은 기술을 가진 인기 노동자들”이라고 말했다.
신생 스타트업들은 물론 메타 플랫폼, 아마존, 트위터 등 빅테크 기업들도 최근 몇 달간 대규모 감원을 단행했지만, 해고된 테크 종사자들에 대한 인력 수요가 이보다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또 다른 구인·구직 사이트 인디드에 올라온 테크 직종 구인 공고도 팬데믹 이전보다 훨씬 많은 상태라고 WSJ은 전했다. 해고보다는 고용을 늘리는 테크 기업들이 많은 데다 컨설팅, 금융서비스, 항공우주 기업들이 테크 분야 경력자들을 많이 채용하고 있어서다. 특히 팬데믹 동안 10만 명 이상을 해고한 항공우주 기업들은 부족한 인력을 메우기 위해 공격적인 채용에 나서는 분위기다.
그러나 테크 분야 종사자들에 대한 기업들의 수요는 조금씩 식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디드에 올라온 소프트웨어 개발직 모집 공고는 1년 전보다 34% 감소했고, 데이터 과학자 등에 대한 구인 건수도 작년보다 2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