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40% 줄어들어…모기지 이자율 평균 6.41%
모기지 이자율이 빠르게 떨어지는 상황이지만 주택 수요자들의 부동산 시장 외면이 이어지고 있다. 향후 집값 하락을 예상해 주택 구입을 미루는 것인데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의 시그널이라는 분석이다.
8일 모기지은행가협회(MBA)에 따르면 12월 첫째주 모기지 신규 신청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0% 급락했다. 부동산 시장에서 모기지를 활용한 주택 구입이 대다수인 것을 고려하면 그만큼 부동산 구매 건수가 줄어들었다고 해석되는 대목이다. 12월 첫째주 모기지 신규 신청 건수는 1주 전과 비교해도 3% 떨어졌다. 모기지 재융자 건수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86%나 하락해 신규 신청보다 더 부진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주목할 점은 모기지 이자율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청이 줄고 있다는 점이다. MBA에 따르면 12월 첫째주 30년 모기지 평균 금리는 6.41%로 전주(6.49%) 대비 0.08% 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하반기 중 한때 7%를 넘겼던 점을 고려하면 약 한 달 만에 0.73% 포인트나 떨어지면서 이자율이 급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통 모기지 이자율이 떨어지면 부동산 구입이 유리해지기 때문에 신청 건수가 늘어나는데 지금은 반대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주택 시장에 팽배한 집값 하락 전망이 모기지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전국 부동산 시장이 하락 전환한만큼 지금 비싼 가격을 주고 집을 살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주택 수요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야후파이낸스와 인터뷰한 마이크 프라탄토니 MBA 부사장은 “주택 구매자에게 유리한 시장이 오고 있다”며 “입찰 전쟁이 사라지고 판매를 기다리는 물량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기지 금융환경의 악화는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의 시그널이기도 하다. 올해 집값 하락을 주시하면서 일부 전문가들은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RB·연준)가 기준 금리 인상 속도를 낮추고 모기지 이자율이 하락세로 전환하면 주택 시장 반등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이와 같은 전망이 힘을 잃은 것이기 때문이다.
내년 집값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목소리는 더 커지고 있다. 월가의 골드만삭스는 내년 부동산 시장이 약 15%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고,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2023년 경기 침체가 발생하면 미국 주택 가격이 15%에서 20% 정도 떨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