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숏커버링일 뿐, 경기 못받치면 지속 난망”
7월 말 이후 이어진 뉴욕 증시의 상승이 애초 하락에 베팅한 헤지펀드들이 주도한 일시적 호조라는 월가 투자은행(IB)들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경기가 뒷받침되지 않은 랠리인 만큼 지속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2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JP모건체이스 등의 글로벌 IB들은 “최근의 증시 상승세는 새로운 상승 요인이 있어서가 아니라 연초 하락을 예상했던 헤지펀드의 숏커버링의 결과일 뿐”이라고 고객들에게 경고했다.
숏커버링은 공매도나 선물 옵션 계약을 통해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차익을 확정 짓거나 손실을 줄이기 위해 주식을 매입하는 행위로 일시적 주가 상승을 동반할 수 있다. 그러면서 FT는 JP모건과 모건스탠리의 일부 헤지펀드 고객들이 최근 들어 또다시 주가가 하락하는 쪽으로 베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IB 관계자는 “시장을 두고 ‘덜 약세장’이라고 표현하지만 그동안 우리가 본 흐름은 모두 숏커버링이었다”며 “만약 헤지펀드들이 정말로 상승을 믿었다면 매수 포지션이었을 테지만 그런 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지금의 주가 수준이 경제 상황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선임칼럼니스트 제임스 매킨토시는 올해와 2019년을 비교하며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은 1%로 2019년의 절반에 불과하고 기준금리는 이미 당시 수준을 넘어섰으며 인플레이션은 훨씬 높이 솟아 있다”며 “그럼에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019년 말 대비 29.79%나 높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는 “팬데믹 시절 대형 기술 기업에 대한 관심 등으로 경제와 주가가 분리됐지만 둔화하는 성장과 높은 인플레이션, 치솟는 금리가 장기적으로 투자의 성공 요소가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지금은 주가가 경제 상황을 반영하지 않고 고공 행진하지만 결국 경제 체력에 맞는 수준으로 수렴될 것이라는 의미다. 매킨토시는 “투자자들은 (주가만 오르기를 바라는 것보다) 경제 상황이 나아지기를 바라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김흥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