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하 대표 해임, 김채원 대표 복귀
직원들 '정의회복' 다짐, 맞대응 고심
한인이 주축이 돼 설립해 지난 42년간 이민자와 난민, 소와계층을 위해 봉사해오던 팬아시안 커뮤니티센터(CPACS)가 이사회와 현 스탭 직원들 사이의 불신으로 깊은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CPACS 이사회는 4일 온라인 회의를 열고 대표 김정하 박사를 해임시켰다. 앞서 김 대표와 직원들은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내부 비리를 고발하는 한편 이사진 전원의 사퇴를 요구했었다.
4일 이사회 직후 아이샤 게일 CPACS 이사회 의장은 김정하 대표에게 보낸 통지문에서 “이사회는 CPACS와 COSMO(코스모 병원)라는 거대한 조직의 대표를 한 명으로 하는 구조조정을 의결했다”며 “이사회 투표에 따라 김 대표의 직위는 즉각 해임됐으며, 김 대표의 CPACS 건물진입과 직원접촉을 금지한다”고 알렸다.
이사회의 이번 결정으로 김채원 현 코스모 대표가 CPACS의 대표를 맡게 됐다.
이사회를 앞두고 직원들은 4일 오후 6시 30분, 그리고 이사회 직후인 5일 오전 9시 도라빌 센터에서 항위시위를 개최했다. 직원들은 “우리는 지금 정의를 원한다”, “우리의 대표는 김정하”, “이사들은 물러나라”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사회와 직원들 사이의 갈등은 김채원 전 대표의 후임인 김정하 대표와 직원들이 김 전 대표 재직 시절의 재정 및 센터 운영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김정하 대표와 직원들은 로펌을 고용해 김채원 전 대표 시절의 운영 전반에 대한 조사를 의뢰했으며, 조사보고서를 바탕으로 김 전 대표와 이사회를 연방 보건부에 고발했다.
본지가 입수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CPACS와 COSMO 대표가 각각 달라 운영의 비효율성을 초래했으며, 김채원(남편인 고 김선희 박사) 대표의 건물 3동에 코스모가 입주해 2021년에만 렌트비를 78만달러 이상 지급한 것은 연방 보건부 지침을 위반해 이해충돌 문제를 야기한 것, 자신이 좋아하는 직원만 연봉을 파격적으로 인상한 것, 아들과 동생 등 친족을 직원으로 고용한 것, 부적절한 차량구입 및 사용, 정해진 예산항목을 위반한 부적절한 재정집행, 부적절한 급료 지급, 커뮤니티 봉사시간을 돈을 받고 이수한 것으로 인증서를 발급한 것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9일 아침 시위에서 김정하 대표는 CPACS 건물 경내에 들어오지 못하고 길거리에서 북을 치며 직원들의 시위를 격려하고 응원했다. 김 대표는 직원들에게 “해임 통보를 받고 놀랐다”며 “여러분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적었다.
CPACS의 한 직원은 “이사회의 독선에 맞서 직원들이 단합해 CPACS를 부패에서 구해내겠다”며 “우선 센터에 기금을 지원하는 기관과 단체 등에 후원금을 동결하도록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방정부와 주정부, 각 기업 등으로부터 기금을 후원받는 CPACS의 연간 예산은 1,0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요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