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개발 투자 증가 속 기존 내연기관차 투입 줄어
글로벌 컨설팅 업체 ‘알릭스파트너스’는 한국의 현대차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오는 2026년까지 전기자동차 개발에 투자하는 규모가 5,260억 달러로 1년 전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렇다고 해서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개발을 위해 추가로 투자비의 규모를 늘리는 것은 아니다. 알리스파트너스는 “전체 개발비의 규모를 두 배로 늘리지 않는 이상 개솔린으로 구동하는 내연 자동차의 신형 모델 개발에 들어가는 투자비를 전용해 전기차에 투입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11일 LA타임스(LAT)는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향후 15~20년 사이에 내연 자동차 대신 전기차로 생산 전환을 계획하면서 기존 개솔린 차량의 개발 투자 대신 그 비용으로 전기차 개발에 나설 것으로 보여 개솔린 차량에 대한 투자 부족에 따른 홀대가 결국 업계와 소비자들에게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고 보도했다.
LAT에 따르면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전 차종의 전기차로 전환을 선언하고 나섰지만 그 전환 과정에서 개솔린 차량이 차지하는 비중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제너럴 모터스(GM)는 오는 2035년까지 전 모델을 전기차로 생산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놓은 바 있고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2040년이나 그 이후에 전기차로 생산 전환을 마칠 계획이다. 그러나 전기차로 완전 전환되는 시점까지 15년에서 20년 동안 여전히 개솔린 차량의 신규 모델이 필요하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개솔린 차량의 개발비를 줄여 이를 전기차 개발로 전용하게 되면 당장 개솔린 차량의 신규 모델 개발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모델은 보통 엔진과 트랜스미션의 개선 작업이 있어야 하는 데 개발비가 축소되면 여력이 없게 된다는 것이다.
부분 모델 변경이라 하더라도 최소 1억 달러 이상 소요되고 모델 전체를 개선하는 데 10억 달러 이상 소요되는 게 완성차 업계의 일반적 투자 형태다. 전기차 개발에 올인하는 완성차 업체들로서는 이런 막대한 투자를 개솔린 차종의 개선과 개발에 투입하는 것을 꺼리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이치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전기차로 전환에도 불구하고 개솔린 차종의 유용성은 여전히 유효하다. 뱅크오브어메리카의 ‘자동차 전쟁 보고서’(Car Wars Report)에 따르면 오는 2026년까지 미국 자동차 판매 시장에서 135개 모델의 전기차가 시장에서 판매되는 동안 거의 같은 차종의 개솔린 차량도 판매될 것으로 전망됐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