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같은 결과 재현 되는 것 아니냐”우려 목소리
미국에서 원숭이두창에 대한 정부의 안일한 대응으로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끔찍한 결과가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3일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공공보건 전문가는 물론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도 최근 확산세를 보이는 원숭이두창에 대한 정부의 대응 방식이 2년 반 전 코로나19 확산에도 멈칫거린 상황과 여러모로 비슷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 사이에 원숭이두창의 지역 내 감염이 확산되며 통제할 기회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선 5월 19일 첫 환자 발생 이후 150명 이상의 원숭이두창 감염 환자가 나왔고 전세계 48개국에서 지난 6주간 최소 3,200건의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이와 같은 확산세에 세계보건기구(WHO)는 긴급회의를 열어 원숭이두창에 대한 공중보건 위기상황을 선포할지 논의했다.
연방질병통제센터(CDC)의 아감 라오 박사는 “지역전파 사례는 주로 남성과 성적 접촉을 한 남성에게서 나오고 있지만, 여성 역시 감염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CDC는 “세계적으로 침구나 수건을 함께 쓰는 가족 구성원과 같은 친밀한 관계에서 감염이 발생한다는 사실이 보고됐다”며 “감염이 번지는 것은 단순히 (신체적) 밀접 접촉 때문만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WP는 이런 외부의 움직임과 달리 미국에선 원숭이두창에 대한 검사나 취약자에 대한 백신 접종 등 대응이 너무 느리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원숭이두창 검사 대상이 되는 범위가 너무 좁고, 결과가 나오는 데도 너무 오래 걸린다는 지적이다.
한 원숭이두창 확진자는 WP에 피부 발진 등 증세가 나타나 검사를 받으러 병원 4곳을 돌았지만 번번이 거부당했고 결국 열흘 만에 겨우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뉴욕대 바이러스학자 조지프 오스먼드슨은 “이 환자와 같이 증세가 있음에도 검사를 거부당한 사례를 십여 건 더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연방 정부는 22일 뒤늦게 내달 초부터 5개의 대형 상업 실험실에서 원숭이두창 검사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밝혔다.
의사가 원숭이두창 의심 환자가 검사를 받게 하려 해도 먼저 지역의 전염병 전문가의 의견을 구해야 하는 등 절차도 복잡한 점도 문제로 거론됐다.
CDC는 지난달 원숭이두창 환자는 덴마크 바이오업체 바바리안 노르딕이 개발한 천연두 백신 지네오스(Jynneos)를 접종하라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