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가전 전시회 CES 오늘 개막
라스베가스서 최대 가전 전시회
#. "주인님, 기상 5분 전". 스마트워치가 사용자(주인님)의 뇌파를 분석해 신호를 보내 온다. 나는 이 집의 사무를 관장하는 집사봇이다. 즉각 보일러에 지시해 욕조 물을 주인님이 가장 좋아하는 37도로 받게 한다. 집 전체 조명도 천천히 밝아지도록 작동시킨다.
주인님의 컨디션을 계산해 의류관리기를 작동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냉장고에는 가장 신선한 달걀과 우유를 맨 앞으로 꺼내도록 지시한다. 해외 바이어가 보내온 중요 메시지가 있는지도 체크 포인트다. 주인님의 동선 분석 결과, 오늘 문을 나서는 시간은 7시 45분이다. 첫 일정인 강남역까지 갈 자율주행 택시를 부르고 주인님이 일어나기를 기다린다.
이는 오는 5일부터 라스베가스에서 사흘간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22'에서 엿볼 수 있는 미래 생활상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CES 2022의 키워드는 코로나19로 달라진 생활상이 될 전망이다.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수많은 사람이 가정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자연히 가전기기 소비와 기대치도 높아졌다.
이에 여러 가전기기를 통합해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사물인터넷(IoT) 기술과 노동력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로봇이 이번 CES에서 대거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CES 2022에서 가장 넓은 부스를 마련한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IoT 기술을 접목해 더 풍요로운 일상을 영위하는 데 도움을 줄 혁신 기술을 대거 선보인다.
비대면 시대를 맞아 각광받는 증강·가상현실(AR·VR)과 메타버스는 올해도 주요 기술 트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CES에서는 교육, 업무 공간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하는 메타버스 기술이 소개된다. LG전자는 CES 전시관에 실제 제품 대신 AR·VR 기술을 활용해 TV, 냉장고 등 제품을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
최근 CES에서 빼놓을 수 없게 된 모빌리티 분야도 관심이다. 오미크론 변이 우려로 GM과 자율주행차 업체인 웨이모 등이 행사를 온라인으로 치르기로 했지만, 최첨단 기술이 접목된 자율주행차뿐 아니라 수소차와 전기차, 로보틱스 등이 새로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에선 현대자동차그룹이 ‘이동 경험의 영역을 확장하다’라는 주제로 로보틱스 비전을 뽐낸다. 현대차는 로보틱스 기술과 메타버스의 결합 등을 통해 ‘이동’의 미래상을 제시할 예정이다. 특히 모든 사물에 이동성(MoT)이 부여된 생태계 실현을 위한 핵심 로보틱스 기술 기반의 ‘PnD(Plug & Drive) 모듈’을 최초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개념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MobED)'나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스팟’ 및 ‘아틀라스’ 등 확대된 로봇 라인업도 전시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도 바퀴 4개를 모두 90도로 돌려 평행주차를 가능하게 만드는 기능 등을 적용한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카 2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하늘·안아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