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와 브랜드 관계 오프라인 매장 여전히 핵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위기를 맞은 소매업체들이 IT 기술 도입으로 오히려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장 픽업과 배달 확대 등으로 판매 방식을 다양화한 것인데 이처럼 ‘옴니채널’ 전략을 도입하는 소매상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LA 타임스에 따르면 전국에 약 4,000개의 매장을 갖고 있는 할인 체인 ‘달러 제너럴’은 올해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50개 이상의 소매 매장을 늘렸다. 코로나19 이전인 2017년부터 아마존 등 온라인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밀려 매장을 줄여왔는데 올해들어 반전을 기록한 것이다.
팬데믹에도 매장을 늘리고 실적이 개선되는 등 시장 기대감이 커진 소매업체는 달러제너럴 뿐만이 아니다. LA 타임스에 따르면 상장 소매업체들의 주가를 대표하는 S&P 리테일셀렉스산업지수는 올해 32% 상승했다. 이는 S&P 500 지수보다 상승폭이 높은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샤핑 확산 국면에도 소매업체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소매점이 증가하고 관련 업종 주가까지 오른 것은 생존을 위한 소매업체들의 적극적인 변신 덕분이다. 매장 내 식사만 가능했던 레스토랑들이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을 뿐만 아니라 월마트와 같은 대형 샤핑업체들도 온라인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물론이고 매장에서 픽업이 가능하도록 오프라인 판매의 형식을 바꾸었다.
시장조사전문기관 IHL그룹의 그렉 부젝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식당과 상점에서 우리가 샤핑하는 방식이 완전히 변하고 있다”며 “이제 소매업체들은 재고 관리에서부터 제품 저장까지 모두 새로운 IT 기술을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소매업체들의 사업 변신 키워드는 옴니채널이다. 오프라인 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고 이 두 가지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뤄 결과적으로 고객들의 샤핑을 편리하게 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건축자재, 도구 등을 판매하는 홈디포는 온라인으로 구매한 고객들이 상점에 방문하면 바로 제품을 픽업할 수 있는 판매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는 오프라인 매장만 갖고 있거나 정반대로 온라인 플랫폼만 한다면 제공할 수 없는 서비스다.
옴니채널 방식이 시장에서 주목 받으면서 팬데믹 상황임에도 오프라인 매장을 늘리려는 온라인 전문 플랫폼도 나타나고 있다.
월마트와 타겟 등 대형 소매유통 체인은 신속배달 서비스를 출시하며 코로나 사태 속에 오프라인 매장 방문을 주저하는 고객 유치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월마트의 경우 2시간 내 배달 서비스를 도입했다. 타겟은 고객이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매장 주차장에서 직원이 고객에게 물건을 전달하거나 원할 경우 집으로 배달을 해준다. 전국 가전제품 체인인 베스트바이도 고객의 주문과 물건 픽업 절차에서 다양한 선택을 제공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더 이상 매장에서 주문하고 픽업하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떠나 커브사이드 픽업, 집 배달, 배달과 설치 서비스 등을 새로 도입했다.
LA 타임스에 따르면 온라인 안경 전문업체 워비 파커는 매출 확대를 위해 온라인을 벗어나 오프라인 매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고객들이 현장에서 직접 제품을 사용해보고 구입하는 효과를 노리기 위해서다.
소매업계 리서치업체인 데보라 웨인위그 분석가는 “앞으로 소비자와 브랜드의 관계는 매장을 중심으로 크게 변할 것”이라며 “소매업체들 입장에서는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