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에 ‘캐시리스’ 사회로 빠르게 진입
한인 업소도 언컨택트 페이먼트 갈수록 높아져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현금 사용 대신 접촉을 최소화하는 비접촉, 비대면 결제 방식에 대한 선호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미국이 현금 사용이 거의 없는 소위 ‘캐시리스’(cashless)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소매업소들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현금과 동전을 구하기 힘들어지고 현금을 통한 감염 가능성으로 크레딧카드나 스마트폰 결제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아직 많지는 않지만 현금을 아예 받지 않는 업소들도 생겨나고 있으며 갈수록 증가 추세에 있다.
전통적으로 현금 거래를 선호했던 한인 소매업소들 사이에서도 뚜렷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한인업소들도 이제 현금 보다는 크레딧카드나 스마트폰 결제를 적극 수용하고 있다. 이는 한인 고객 대다수가 크레딧카드와 스마트폰 결제를 원하고 있고 업소들이 이를 수용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한인식당 업주는 “사실 수수료 때문에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현금을 선호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지금은 결제를 하는 한인 고객의 90% 이상이 크레딧카드나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때문에 대세를 따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인 업주도 “크레딧카드나 스마트폰으로 결제가 이뤄지면서 은행에서 현금과 동전을 바꿔야하는 번거로움과 함께 현금 보관의 위험성도 줄어 편리하다”며 “직원들도 감염 위험이 있는 현금을 만지기를 꺼려한다”고 말했다.
실제 퓨리서치센터 등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3분의 1이 현금 사용을 전혀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젊은층인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캐시리스’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크레딧 신용회사 ‘익스페리언’의 조사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 중 절반 이상이 크레딧카드나 스마트폰으로만 결제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 사용이 줄어드는 현상은 몇 년 전부터 나타나고 있었지만 코로나 사태가 촉발되면서 소매업소들이 현금 결제를 꺼려하면서 가속도고 붙고 있는 상황이다.
경제매체 CNBC는 “코로나 사태 이후 현금 사용은 급감하고 언컨택트(비대면) 결제는 급증하고 있다”며 “이 같은 현상이 확고하게 뿌리를 내렸다”고 말했다.
온라인 결제 서비스 페이팔의 경우 코로나 사태 이후 가입자가 지속적으로 증가, 현재 전 세계에 3억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으며 이중 50% 정도가 미국 내 사용자들이다.
이외에도 정맥, 얼굴, 지문인식카드와 같은 다양한 비접촉식 생체인증 기술들이 최근 속속 상용화하기 시작했다. 한 예로 아마존은 ‘아마존 원’이라는 손바닥 인증 결제 서비스를 출시, 무인점포 ‘아마존 고’에 도입했다. 손 모양과 피부 아래 정맥의 고유한 특성을 분석해 사용자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중국 ‘알리페이’는 얼굴인증 결제서비스 ‘스마일 투 페이’를 출시했다. 얼굴을 스캔하고 단말기에 전화번호를 입력하는 방식이다.
다만 미국이 ‘캐시리스’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지만 빈부격차에 따른 경제적 차별 문제는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비대면 결제 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과 저소득층 등 취약 계층의 금융 소외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6%에 해당하는 1,400여만명은 은행 계좌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이들은 크레딧카드나 스마트폰 결제가 불가능한 금융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셈이다.
<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