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운동화 들어오는데 80일 걸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델타 변이 확산 속에 컨테이너를 가득 실은 화물선 수십척이 LA항에 들어서지 못하면서 해운 물류 정체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는 데다 좀처럼 풀리지 않는 인력난까지 겹치면서 남가주 연말 샤핑 시즌에 빨간불이 켜졌다.
LA 데일리뉴스는 27일 LA항만의 해운 물류 적체 현상과 함께 심각한 인력난까지 겹치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남가주 고용주들 사이에 올해 연말 샤핑 시즌의 특수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남가주 경제의 최대 현안은 해운 물류의 정체 현상이다. 신문에 따르면 아시아산 수입품들이 통과하는 LA항과 롱비치항에 하역 접안을 기다리고 있는 컨테이너 화물선이 70척에 달하고 있다.
컨테이너 물량만으로 40피트 컨테이너(FEU) 기준으로 52만5,000개로, 대부분 크리스마스 샤핑 시즌을 대비한 특수 용품들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LA항만의 해운 물량 적체 현상으로 공급난이 가중되고 있다. 미국 경제의 빠른 회복세로 수요가 급증했지만 해운회사, 항만, 트럭 운송, 창고, 철도, 소매업체 등 각 분야의 인력이 모두 모자란 탓에 공급은 병목 현상이 발생하면서 물류대란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해운 물류대란으로 주요 글로벌 기업들은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연말 대목을 앞두고 비상이 걸리자 남가주 기업들도 연말 대목용 상품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특수 실종에 대한 우려에 봉착했다.
나이키의 경우 아시아 지역 공장에서 북미 지역으로 컨테이너를 옮기는 데 약 80일이 걸려 평상시에 비해 2배나 지연되고, 코스트코는 제품을 실어 나를 트럭이나 기사를 구하는 데 애를 먹으면서 키친타월이나 화장지와 생수 판매 수량에 제한을 두기로 했다.
남가주 업주들에게 연말 특수 실종에 대한 우려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인력난이다.
특히 인력난의 주범으로 지목됐던 연방정부의 실업수당 지원금이 이번 달 초부터 지급 종료됐음에도 불구하고 남가주 업주들이 겪고 있는 인력 부족 현상은 여전한 상태다.
코로나19 사태로 실업 상태에서 노동 현장의 안전성과 문화, 근무시간의 유연성과 같은 가치에 대한 관심이 크게 오르면서 이전 직장을 재평가하는 취업 문화의 변화 현상이 인력난의 이유로 꼽히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한인 경제계 역시 해운 물류대란과 함께 심각한 인력난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한인 물류업계는 물류대란과 인력난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여 있는 업종으로 꼽힌다. 적체되었다가 풀린 컨테이너 물량이 급증하고 있지만 필요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기존 직원들의 업무량이 늘었다. 여기에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소위 ‘아마존 물류법’으로 작업 할당량 근거 공개에 따라 추가 인력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라 인력난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주한인물류협회(KALA) 앤드류 서 회장은 “내년 서부항만 노동조합의 재계약이 예정되어 있어 물류대란과 인력난은 앞으로도 1년 더 지속될 것 같다”며 “운송 및 부대 비용 상승으로 수입업체 부담이 늘어나면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것이어서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연말 대목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