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확산되고 있다. 그런데 여름철에 자주 나타나는 냉방병과 델타 변이 증상이 비슷해 주의가 필요하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는 지난해 인도에서 처음 발견됐는데 기침ㆍ두통ㆍ콧물 등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특히 여름철에 흔히 발생하는 냉방병과 구분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지용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감염내과 전문의는 “냉방병 증상은 에어컨을 끄고 몸을 따뜻하게 해준 뒤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증상이 대부분 완화되지만 델타 변이는 4~7일에서 15일까지 잠복기가 있기에 냉방병 증상이 2주 가까이 지속된다면 코로나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했다.
이지용 전문의는 “냉방병과 델타 변이를 구별하기 힘들지만 적절한 실내 온도를 유지해 외부와 온도차를 조절하고 주기적으로 환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냉방병은 에어컨 냉각수가 공기에 오염되면서 생긴 레지오넬라균이 에어컨 바람을 통해 인체를 감염시켜 발생한다.
또한 한정된 공간에서 실내 온도를 너무 낮게 설정해 외부와 온도차가 심하면 우리 몸은 이를 적응하지 못해 자율신경계 피로가 점점 쌓여 냉방병이 생길 수도 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고령인, 좁은 차 안에서 온종일 에어컨을 가동해야 하는 택시기사나 운수업 종사자, 환기 시설이 열악한 좁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장인은 냉방병에 훨씬 더 취약하다.
온종일 에어컨 바람을 근거리에서 접하면 피로ㆍ집중력 저하ㆍ두통ㆍ오한ㆍ오심ㆍ소화불량ㆍ설사ㆍ근육통 등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감기 증상과 비슷해 흔히 ‘여름 감기’로 여기기 쉽다. 하지만 여름 감기는 외부 온도와 관계없는 호흡기 질환이다.
또한 밀폐 공간에서 에어컨을 작동하면 몸의 면역력이 떨어져 다른 2차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좁은 자동차 안에서 장시간 강한 냉방을 직접 쏘이면 자율신경계 회복이 더디고 저체온증에 걸릴 위험도 높아진다.
환기 시설이 없는 사무실에서는 실내 습도가 낮아지면서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고 목이 붓는 인후염에 걸릴 수도 있다.
밀폐 환경에서 생길 수 있는 냉방병과 면역력 저하를 막으려면 실내 적정 온도인 25도 내외를 유지하고, 실내외 온도차는 5도가 넘지 않도록 한다.
에어컨의 찬 바람이 몸에 직접 닿지 않도록 방향을 조정하고, 일정 시간 가동 후 잠시 꺼놓고 환기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지용 전문의는 “냉방병 증상이 가볍다면 생활환경을 바꾸고 에어컨 사용 습관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완화되지만 회복이 더디고 발열ㆍ근육통ㆍ기침ㆍ호흡 곤란이 동반되면 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