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리 모란은 제 시간에 맞춰 첫 데이트에 나갔다. 하지만 상대인 젊은 여성은 늦게 나왔다. 결국 도착하기는 했지만 왜 늦었는지는 해명하지 않았다. 그냥“신경 쓰지 마세요. 당신은 이해하지 못할 겁니다”라고 자신에게 말했다고 모란은 기억을 떠올렸다. 당시 위치추적 스타트업의 경영자였던 모란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끈질기게 물어 이유를 알아냈다. 그의 데이트 상대는 만남을 기대하며 새롭게 매니큐어를 했는데 이게 잘못됐고 다시 고치려 했지만 잘 안됐던 것이다.
스타트업 기업들 경쟁적으로 네일 시장 진출
서비스 기기에 컴퓨터 비전과 인공지능 활용
손 집어넣으면 단 10분 안에 손톱칠 완료
“살롱 서비스가 아닌 만큼 일자리 위협 없을 것”
2016년 데이트 당시 그는 이것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 순간은 일종의 깨달음을 안겨주었다. “나는 잘못된 것을 보면 해결책을 생각하는 유형의 사람이다. 나는 왜 그것을 자동화하지 못하는지 의아했다”고 말했다. 그는 매니큐어에 로봇을 이용한 방식을 마음속에 그렸다. 그리고는 그해에 그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그것은 님블(Nimble)이라는 업체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모란의 개념은 다른 두 스타트업들도 추진하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아주 간편하게 네일 폴리시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다른 두 기업인 클락워크(Clockwork)와 코랄(Coral)은 님블과는 구별되는 기술과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했다.
하지만 아직은 정기적인 네일 샵 예약을 취소하지는 말기 바란다. 세 기업이 상당한 외부자금을 확보했지만 아직 기기들은 시험 중이며 정식으로 시장에 선보이기 전에 수정될 수 있다. 그리고 이들 가운데 살롱 타입의 풀 매니큐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없다. 그렇지만 여전히 이들 업체들은 성장하는 네일 케어 시장에서 궁극적으로 파란을 일으킬 수 있다.
매니큐어는 추구할만한 가치가 충분한 시장이다. 네일 케어 마켓의 규모는 10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2027년까지 116억 달러 시장으로 커질 수도 있다. 색조 시장 규모만 파악하기는 쉽지 않지만 투자자들에게는 매력적이다. 클락워크에 투자한 샤핑 앱 예스(Yes)의ㅣ 창업자 줄리 본스타인은 매니큐어에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이 아이디어가 공감을 얻는다고 말했다. 본스타인은 “개인적으로 네일 샵에 가느라 40분을 소요하는 게 싫다”고 덧붙였다.
이 기술로 손톱에 칠을 해주는 데는 손톱을 주변 피부와 구분해주는 소프트웨어와 함께 로봇 팔과 같은 약간의 하드웨어가 사용된다. 각 기업들은 다른 방식을 사용하고 있지만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기 위해 수천 개의 손톱 모양들을 스캐닝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같다. 기기들 안의 카메라는 개인 사용자들의 손톱 사진을 찍는다. 같은 사람이 매니큐어를 칠했을 때도 이런 절차를 반복한다.
클락워크는 세 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시장에 나왔다. 비록 제한된 방식이지만 말이다. 최근 이 업체는 샌프란시스코 마리나 디스트릭트에 상점 앞 공간을 열었다. 최소 6개월은 문을 열 것으로 예상되는 일종의 팝업 스토어이다. 고객들은 기기를 시험해 보는데 7.99 달러를 내면 된다. 크기는 마이크로웨이브보다 약간 큰 정도이다. 이 팝업은 4년 작업의 정점이다. 공동 창업자인 레누카 앱트와 애런 팰드스타인은 2017년 이 회사를 시작했다. 70개 정도의 아이디어들을 검토해 본 후 자신들이 ‘미니큐어’(minicure)라 부른 이 아이디어에 정착한 것이다.
스토어들과 사무실들 그리고 아파트 단지 등에 놓이게 될 이들의 테이블탑 기기는 손톱칠을 하는데 컴퓨터 비전과 인공지능을 사용한다. 로봇 팔을 사용하기보다 이들의 기계는 손톱칠을 하는데 다중 축 움직임을 사용하는, 갠트리(gantry)라는 오래된 기술을 차용하고 있다. 두 사람은 처음으로 320만 달러 투자를 받은 2019년 말까지 돈을 받지 않고 일했다.
살롱 산업을 뒤집어 놓으려 하는 또 다른 업체인 코랄은 같은 시기에 430만 달러의 벤처 투자를 받았다. 하지만 이 업체의 경영자인 브래들리 리옹은 기기의 가격을 자신들이 원했던 만큼 낮출 수가 없어서 가격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반로봇식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님블은 토스터 크기에 가까운 기기를 사용해 간단히 10분 만에 매니큐어를 할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 인공지능과 함께 컴퓨터 비전이라 불리는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텔아비브에서 창업돼 지금은 브루클린에 있는 이 업체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최근 킥스타터(Kickstarter) 캠페인을 시작했으며 이를 통해 1,000만 달러의 시드 자금을 확보했다.
로봇 기술이라 하면 이 기기들에 의해 인간의 일자리가 대체될 것인가라는 물음이 나올 수밖에 없다. 연방노동부에 따르면 2019년 이런 일자리는 15만5,300개였다. 평균 임금은 연 2만7,870달러, 시간당으로는 13.40달러(팁을 포함하지 않은)였다. 다른 부정적 요소가 없다면 연 19%의 성장이 예상된다.
그 어떤 미래의 기계들도 손톱의 모양을 그릴 수는 없다. 그런 만큼 살롱 서비스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클락워크의 앱트는 살롱의 일자리는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신이 만든 기기는 엑스트라 서비스로만 기능할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리옹 또한 자신의 업체가 만든 기기가 풀 매니큐어를 대체하지는 않기 때문에 사람들을 실직시키지는 않을 것이라 말했다.
세 업체는 각기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다. 클락워크의 경우 약 10달러의 비용에 색을 신속히 바꿀 수 있도록 해주는 기기들을 사무실과 아파트 그리고 스토어 등에 비치하고 업체가 소유권을 가질 생각이라고 앱트는 밝혔다. 님블의 제품은 가정 사용을 위해 만들어졌다.
님블은 제품을 직접 소비자들에게 팔거나 소매상점들을 통해 판매할 계획이다. 책정 가격은 399달러이다.(킥스타터 캠페인을 통해 투자한 사람들에게는 249달러의 주문 전 가격을 제공한다). 코랄 또한 소비자들을 겨냥하고 있다. 하지만 모델은 아직 유동적이라고 리옹은 밝혔다. 기기의 가격을 100달러 이하로 낮추려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과정은 아주 빠르다. 님블의 모란은 특허를 받은 방식을 사용해 네일 폴리시와 드라이를 10분 안에 끝낼 수 있다고 밝혔다. 클락워크의 앱트는 매니큐어는 10분 안에 끝낼 수 있지만 말리는 데는 약간 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시인했다. 세 업체의 창업자들은 이 기기들이 안전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의료기기들이 거치는 것과 같은 엄격한 검토과정이 요구되지는 않고 있다고 의료관련 전문 변호사인 크리시아 카우프맨은 지적했다.
클락워크의 공동창업자인 펠드스타인은 자신들의 기기가 여러 안전 기능들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손가락을 찌르지 않는, 끝이 플라스틱으로 돼 있는 카트리지 같은 것들이다.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해킹 위협도 거의 없다. 궁극적으로는 최종적인 방어는 소비자라 할 수 있다. 손을 손쉽게 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창업자들은 브랜드 확장을 고민하고 있는 듯하다. 예를 들어 아직은 아무도 발톱손질 서비스는 제공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확장을 위한 한 가지 방법은 명확하다. 전통적으로 여성들이 매니큐어를 받아 왔지만 남성들은 자동화를 잘 받아들이는, 개척되지 않은 큰 시장을 구성하고 있다.
앱트에 따르면 남성들로부터 “네일 샵에 가느니 차라리 로봇에게 서비스를 받겠다”는 말들을 듣는다는 것이다. 모란에게 첫 데이트에서의 기다림은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당시 데이트 자리에 나왔던 여성은 지금 그의 아내가 되어 있다. “그녀는 나의 첫 번째 고객이었다”고 모란은 말했다. <By Ellen R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