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반 배터리 공급망을 위한 긍정적인 걸음"
LG에너지·SK이노, 분쟁 2조원에 합의…공식발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분쟁 합의를 "미국 노동자와 자동차 산업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일 성명에서 공약이었던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 계획의 핵심은 "미래의 전기차와 배터리를 미 전역에서, 미국 노동자들이 만드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세계적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전기차와 관련 부품을 공급하고 국내에 임금수준이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편 미래의 일자리를 위한 기틀을 마련할 수 있도록 강력하고 다각적이고 탄력적인 미국 기반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이 필요하다"라면서 "오늘 합의는 그 방향에 맞는 긍정적인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캐서린 타이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미국 전기차 산업과 일자리 창출에 긍정적인 합의를 촉진하고 분쟁을 해결하고자 지치지 않고 일한 점에 고맙다"라고 특별히 사의를 전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동력에 기반해 나의 '미국 일자리 계획'(American Jobs Plan)은 수백만 개 새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국 자동차산업이 더 강해지도록 지원하고, 미래의 전기차 시장에서 승리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이날 SK가 LG에 배상금 2조를 지급하는 것으로 2019년 4월부터 이어진 배터리 분쟁을 끝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SK의 일부 리튬이온배터리 미국 수입을 10년간 금지한 국제무역위원회(ITC) 결정을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으로 뒤집을 수 있는 시한인 11일 자정을 코앞에 두고 양사가 전격 합의한 것이다.
영업비밀 침해와 관련된 ITC 결정을 대통령이 뒤집은 사례가 없는 데다가 지식재산권 침해를 강하게 비판해온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에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작다고 평가돼왔다.
다만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서 철수하면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 민주당 후보로서 28년 만에 승리한 조지아주(州)에서 2천600개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점이 변수로 꼽혀왔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전기차와 관련 인프라 확대를 내세우고 있는 점과 배터리 등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자 공급망 재검토를 지시한 상황이라는 점도 ITC 결정을 그대로 받아들일 때 부담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미 언론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합의가 '바이든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