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및 지인, 영주권 위한 위장결혼 주장
이씨 혜택 챙기고 22일 장례식에 결국 불참
지인들 영주권 박탈 위한 서명 및 법적대응
애틀랜타 스파 총격 사건으로 숨진 고 박순정씨(74세) 가족과 지인들이 사건 이후 법적인 남편 이모(38)씨의 행동과 태도에 대해 분노하며 법적인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
뉴욕에서 사업을 하던 박순정씨는 2011년 애틀랜타로 이주해 음식 솜씨가 좋은 덕분에 식당 스파 등에서 매니저로 일하면서 주로 요리를 했다. 지인들은 박씨가 평소 요리해서 남들에게 베푸는 것을 낙으로 삼고 살았다고 증언했다.
5명의 자녀를 둔 박씨의 장례식은 지난 22일 뉴저지에서 거행됐다. 유족들은 "이씨가 장례식에 참석하기로 약속해놓고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고 분개했다. 여행 경비를 걱정하는 이씨에게 박씨의 애틀랜타 지인들이 뉴욕에 다녀오라고 돈을 건네줬으나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이씨는 유가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언론 인터뷰와 모금사이트 개설을 강행했다. 이씨는 미국 언론과 인터뷰하며 박씨와 나이 차를 극복한 사랑의 관계라고 주장했으며, 장례식 날에는 고펀드미에 모금사이트를 개설해 26일 오후 3시 현재 7만1천여달러가 모금된 상태다.
유족들과 지인들은 "박순정씨의 법적 남편 이씨와 박씨와의 관계를 위장 영주권을 스폰서한 관계"라고 본지에 밝혀왔다.
23일 저녁 둘루스에서 모인 지인들은 “본인들의 가족이 미국 정착 시 영주권을 너무 어렵게 받아서 박순정씨는 어려운 사람을 보면 그냥 넘어가지 못하고 도움을 주며 살았다”며 “순수한 마음에서 이씨를 도와준 것인데 사건 후 이씨가 고인에 대한 진정성 있는 모습 보다는 자신의 잇속만을 챙기려는 모습에 실망했다”고 입을 모았다. 지인들은 이씨의 고펀드미(GoFundMe) 모금 활동이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박씨의 손녀라고 밝힌 이모씨는 모금창에 댓글을 달아 “할머니와 이씨는 서류상 부부이며, 우리 가족 구성원이 아니다”라며 “이씨는 현재 전화도 받지 않고 할머니를 팔아 돈을 버는 사기꾼”이라고 비난했다.
또 박씨 주변 지인들은 “우리는 오늘 이민국에 임시영주권 소지자인 이씨의 영주권박탈 100명 서명 운동을 하려고 모였다”며 “우리 생각에는 박씨가 위장 영주권을 스폰서 해 주고, 아들처럼 돌봐준 은인에게 이제 와서 러브스토리라고 공개하며 모금 운동을 하는 일은 너무 위선적이고 고인을 욕보이는 용서할 수 없는 행동 이다”라며 격분했다. 지인들은 함께 힘을 모아 곧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박순정씨 유가족은 “주류 및 한인 언론 등에서 인터뷰를 원했지만 응한 적이 없다. 조용히 어머니 추모하며 장례식 치러드리고 싶었다”며 “어떤 도네이션도 받을 의사가 없다. 어떤 식으로든 고인으로 인해 조성되는 펀드는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여성분들을 위해 박순정씨 이름으로 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의 유가족과 지인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씨에게 본인이 원하면 자신들이 운영하는 비즈니스에서 숙소와 일자리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또 "박씨의 명의로 돼 있는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 임대비와 유틸리티, 차량 페이먼트에 대한 지원방안도 논의했음에도 이씨는 이후 연락도 끊고 있어 차후 박씨의 사후 처리해야 할 법적 문제 등에 난관을 겪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박씨의 막내딸은 “이씨는 사건 후 처음 만남부터 고인 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챙기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며 “어머니와 사랑하는 관계였다고 주장하며 장례식도 외면하는 이씨의 모금창도 당장 중단시키고 싶고 영주권 관련 절차도 중단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엄마는 편히 모셔드렸다"며 "이제는 엄마와 다른 희생자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범인의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고 말했다.
본지는 이모씨에게 전화해 부부관계 여부를 질문했으나 명확한 답을 피한 채 “지금은 몸이 좋지 않으니 지인을 소개해줄 테니 그 분과 통화하라”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고 이후 지인 연락처를 보내오지 않고 있다. 박요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