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8 T세포 유형, 종양 신생항원과 일치하면 면역 반응↑
동일 유전자 생쥐 25%, 이식 암종 거부…'암 면역치료 저널' 논문
최근 암 치료의 대세는 면역치료다.
약물로 암 환자의 면역계를 활성화해 면역세포의 공격으로 암 종양을 없애는 걸 말한다.
하지만 타고난 항암 면역력은 사람마다 크게 다르다.
어떤 환자는 항암 면역치료로 상당한 효과를 보는데 다른 환자는 전혀 반응이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항암 면역 반응의 개인차가 이렇게 큰 이유를 미국 콜로라도대 연구진이 밝혀냈다.
사람마다 다른 'CD8 T세포'의 유형이, 암 종양에 존재하는 돌연변이 항원과 어느 정도 일치하느냐에 모든 게 달려 있었다.
이 연구를 수행한 콜로라도대 의대의 왕징훙(Jing Hong Wang) 면역학 부교수 연구팀은 최근 학술지 '암 면역치료 저널'(Journal for ImmunoTherapy of Cancer)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19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연구팀은 유전적으로 동일한 생쥐 그룹에 편평세포암종(squamous cell carcinomas)을 이식했다.
암 면역학자인 왕 교수는 특히 두경부 편평세포암종의 전문가로 알려졌다.
이론적으로 이들 생쥐는 암종 이식에 똑같이 반응해야 하나, 25%는 거부 반응을 보였다.
생쥐가 가진 특정 면역세포, 즉 암 공격에 특화된 CD8 T세포의 유형에 따라 그런 차이가 생겼다.
유전자가 똑같은 쌍둥이 생쥐도 T세포의 유형은 서로 다르다. T세포가 만들어질 때 무작위로 DNA 재조합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유전적으로 동일한 생쥐들도 T세포의 하위 그룹은 서로 다르다고 연구팀은 설명한다.
암에 대한 면역 반응은, 각 생쥐의 특이(specific) T세포가 종양의 신생항원(돌연변이 단백질)과 어느 정도 일치하느냐에 따라 달라졌다.
암종을 거부한 생쥐는, 암에 걸린 생쥐와 상당히 다른 T세포 수용체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논문의 제1 저자인 레이첼 울러버 박사는 "각각 다른 수용체를 가진 T세포는 신생항원에도 특이적으로 반응한다"라면서 "신생항원 전부 또는 다수에 특이 반응하는 T세포를 가졌다면 양호한 항암 면역 반응을 보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결과는 새로운 유형의 항암 면역치료법 개발에 중요한 실마리가 될 거로 기대된다.
면역학적으로 흥미로운 특징이 많이 내재한, 새로운 종양 이질성 모델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암 종양의 두드러진 상호 이질성은 연구자들에게 큰 걸림돌이 돼 왔다.
연구팀은 다음 단계로 암 환자에게 더 다양한 T세포 반응을 유도하는 치료법을 연구할 계획이다.
왕 교수는 "지금까지 모든 T세포가 활성화하지 않거나 고갈되는 이유 등에 연구의 초점이 맞춰졌지만, 원래 암 환자에게 올바른 T세포가 없을 수도 있다"라면서 "신생항원을 알아보는 T세포가 없다면 효율적인 항암 면역 반응도 기대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