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행으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참기 어려울 정도로 불쾌한 자신의 입 냄새를 의식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입 냄새는 구강 건강은 물론 다른 장기의 건강 상태와도 관련이 있어 입 냄새가 심각하다면 정밀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입 냄새 90% 이상은 입속 청결 문제로 인해 생긴다. 나머지 10%는 비염ㆍ편도결석ㆍ부비동염 같은 이비인후과 질환이거나 역류성식도염ㆍ당뇨병ㆍ콩팥병 등 내과 질환이 원인이다.
입속에는 100억 마리 이상의 유익균과 유해균이 존재한다. 이 가운데 유해균이 침ㆍ음식물 찌꺼기ㆍ혈액ㆍ구강 점막 세포 등에 함유된 단백질 및 아미노산을 분해하면서 만드는 휘발성 황화합물이 입 냄새 원인이 된다.
입속이 건조해도 입 냄새가 난다. 타액 속에 있는 항균 성분이 줄어 유해균이 쉽게 번식하기 때문이다. 충치ㆍ치주 질환 등도 입 냄새 원인이다. 이들 질환은 유해균이 번식하기 좋은 최적의 장소로, 번식한 유해균이 다시 인접한 치아나 잇몸으로 번져 새로운 입 냄새와 입속 질환을 일으킨다.
다행히 올바른 관리법만 알고 제대로 지키면 입 냄새를 쉽게 없앨 수 있다. 가장 쉽고 빠르게 입 냄새를 제거하는 방법은 정확한 ‘칫솔질’이다.
치아 깊은 곳에 음식물이 끼면 유해균이 서식하기 쉽다. 부드러운 칫솔모로 잇몸과 치아가 닿는 부위를 신경 써서 닦으며, 치간 칫솔이나 치실을 이용해 칫솔질로 제거되기 어려운 부위 음식물 찌꺼기를 제거해야 한다. 하루 2회 정도 설태 제거기나 혀 클리너 등을 이용해 혀 뒤쪽에서 앞쪽으로 부드럽게 혀 표면을 3∼4회 닦도록 한다.
문제는 칫솔질만으로는 구강 전체 면적의 25%만 관리가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따라서 구강청결제(가글액)로 입안을 깨끗이 헹구는 것도 좋다. 구강청결제는 알코올이 없는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구강청결제 속 알코올 성분이 입안을 건조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구강청결제를 사용할 때 혹시 치아가 착색되지 않는지 염려하기도 하는데 이는 일부 구강청결제 속 주성분인 세틸피리디늄염화물수화물(CPC)이 치약 속 계면활성제와 만나 일으키는 현상이다. 따라서 CPC가 함유된 구강청결제를 사용한다면 양치 30분 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CPC가 포함되지 않은 제품을 사용한다면 양치 후 곧바로 구강청결제로 가글하더라도 착색 염려 없이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구강청결제를 장기간 사용하다간 자칫 구강칸디다증, 구강암 등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홍정표 경희대치과병원 구강내과 교수는 “구강청결제에 치료를 위해 넣은 약 성분을 녹이기 위한 용매(알코올) 때문에 점막 위 타액의 면역성 방어벽을 허물어뜨리기에 구강 건강에 나쁘게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즉, 구강청결제를 장기 사용하면 입속 유해세균만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 세균까지 없애 면역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