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보좌관에 설리번…기후변화 특사엔 케리 전 국무장관
국가정보국장·유엔대사에 여성 기용…국토안보부 장관엔 첫 라틴계 지명
바이든 동맹복원 중점 추진 토대…'단계적 접근·국제공조' 대북정책 공유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23일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을 국무부 장관에 지명했다.
또 제이크 설리번 전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기용하는 등 외교안보팀 진용을 공개했다.
바이든 당선인의 인수위원회는 이날 인수위 웹사이트를 통해 이런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패배 결과에 불복하며 정권 이양에 협조하지 않지만 이와 별개로 차기 정부 출범을 위한 내각과 백악관 참모 인선 작업에 속도를 내는 것이다.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은 바이든 당선인의 최대 역점 과제 중 하나인 기후변화를 담당할 대통령 특사로 활동한다.
애브릴 헤인스 전 중앙정보국(CIA) 부국장은 국가정보국(DNI) 국장에 지명됐다.
또 국토안보부 장관에는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전 국토안보부 부장관이 낙점을 받았다.
35년 경력의 흑인 여성 외교관이자 국무부에서 아프리카 담당 차관보를 지낸 린다 토머스-그린필드는 유엔 주재 미국대사로 발탁됐다.
차기 국무장관에 지명된 블링컨은 '외교관을 하라고 길러진 사람' 같다는 평을 받는 베테랑으로, 바이든 대선 캠프의 외교정책을 총괄해온 최측근 인사다.
빌 클린턴 행정부 때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일했으며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선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과 국무부 부장관을 지냈다.
특히 바이든이 부통령일 때 그의 안보보좌관으로서 이란 핵합의(JCPOA)를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들은 일찌감치 바이든 당선인이 블링컨을 중용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를 총괄하며 바이든 당선인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할 설리번은 바이든이 상원 외교위원장으로 재임한 2002∼2008년 상원 외교위 총괄국장으로 보좌했고, 2013∼2014년 바이든 당시 부통령의 안보보좌관을 지냈다.
블링컨과 설리번은 바이든 당선인이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를 폐기하고 동맹 복원과 미국의 주도권 회복을 골자로 한 정책 수립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캠프 내 외교 분야의 핵심 2인방으로 불리기도 한다.
두 사람은 북한 비핵화 문제에서 실무협상을 중시하는 단계별 접근법,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대북 제재 필요성, 비핵화 합의 마련을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라는 바이든 당선인의 해법을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후변화 특사로 활동할 케리 전 장관은 2015년 버락 오마바 행정부 때 파리 기후변화협약에 서명한 인물이다. 또 2050년까지 순수 탄소배출 '제로'(0) 도달을 목표로 한 초당적 기구를 출범했다.
2004년 본선에서 패하긴 했지만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명될 정도로 당내에서 중량감 있는 인사로 통한다.
이번 인선은 인종과 성별로 골고루 기용하겠다는 바이든 당선인의 구상이 반영된 것으로도 보인다.
6명의 이날 인선 대상자 중 헤인스 전 부국장과 토머스-그린필드 전 차관보 등 2명이 여성이다.
DNI는 CIA 등 미국 내 모든 정보기관을 관리 감독하는 기관으로, 헤인스 전 부국장이 이 자리에 오른다면 여성으로선 처음이다.
토머스-그린필드 전 차관보가 내정된 유엔대사 역시 장관급으로 격상해 NSC 참석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외신이 보도한 바 있다.
또 마요르카스 전 부장관이 상원 인준청문회를 통과할 경우 이민자 중 처음이자 라틴계로서도 첫 국토안보부 장관이 탄생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