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당 음료, 달고나 음료, 과일주스, 솔트 커피, 심지어 설탕 대신 결정과당을 첨가한 소주까지 음료 제품이 다양해졌다. 단맛이 점점 강한 음료를 마시는 식습관을 가진 사람이 많아지는 듯하다.
단맛은 뇌의 쾌락 충주를 자극해 세로토닌을 분비한다. 이 때문에 코로나19로 우울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저렴하게 단맛 음료로 기분을 좋게 하는 사람이 늘었다. 학업 스트레스가 심한 청소년의 당 섭취가 하루 평균 56.7g(2017년)으로 많은 것이 이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생산한 음료류는 540만톤으로 국민 한 사람이 250mL 음료수를 매일 두 병 정도 마실 수 있는 양이다. 여기에 동네 카페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커피에 든 당까지 포함하면 음료수만으로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성인과 어린이에게 권고하는 하루 당류 섭취량인 50g(1일 섭취 열량의 10% 미만)을 훌쩍 넘는다. 예컨대 탄산음료인 콜라 1캔(250mL)에는 당이 27g 포함돼 있고, 캔 커피(카페라테) 한 잔(250mL)에는 20g 정도의 당이 들어 있어 이것만으로 1일 권고량을 초과한다.
WHO는 2016년 설탕의 과다 섭취가 비만ㆍ당뇨병ㆍ충치 등의 주원인이며 한 캔에 40g의 설탕이 포함된 청량음료를 하루 1~2캔 이상 정기적으로 마시면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26% 높다고 밝혔다. WHO는 따라서 당 섭취를 일일 섭취 열량의 10% 미만으로 줄이는 가이드라인을 준수할 것을 권고했다.
우리나라 비만율은 매년 늘면서 성인 100명당 35명이 비만에 해당된다. 스트레스가 심할 때마다 당이 많은 음료를 물처럼 마시면 비만 인구는 계속 늘어나기 마련이다.
탄산음료 등 당이 많이 들어간 음료류 대신 물이나 차(茶)류 등 당이 적은 음료류를 마시고, 커피를 마실 때에는 설탕을 되도록 넣지 않는 것이 좋다. 단 음료류를 마실 때에도 제품 겉면에 표시된 영양 표시의 당 성분 함량과 원재료 표시에서 액상과당, 결정과당, 옥수수 시럽, 말토덱스트린 등 첨가물을 확인하고 되도록 당이 적게 들어간 음료를 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소소하지만 슬기로운 음료 선택이 나와 자녀의 비만 예방에 도움을 줄 것이다. ‘식품안전나라의 식품영양성분 DB’에서 국내 유통 중인 음료 대부분의 당 함량 등 영양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