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등 차단 효과
감염위험 5배나 낮아
“확대 해석 말아야”지적
안경을 장시간 착용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위험이 5배나 낮아질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난창대학 제2부속병원 연구팀이 최근 미국의사협회 안과학회지에 게재한 논문에 의하면 중국 후베이성 북부 쑤이저우에 있는 한 병원에서 47일 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276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감염자 276명 중 6%가 안되는 16명이 근시 교정을 위해 하루 8시간 이상 안경을 착용하고 있었다.
이로 볼 때 안경을 쓴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코로나19에 걸릴 위험이 5배 가량 낮다는 것이다.
눈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인체로 들어오는 중요한 통로 중 하나로 안경이 기침이나 재채기의 비말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장비 역할을 한다. 또 안경 착용자가 오염된 손으로 눈을 만졌을 가능성이 적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마스크·거리두기가 우선
과연 안경이 코로나19 감염으로부터 완벽하게 보호해줄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낮추기 위해 마스크와 함께 눈 보호 장비를 착용하도록 권장하면서도 이 연구만으로 결론을 내리기는 너무 이르다고 지적했다.
존스홉킨스 의대 부교수이자 전염병 전문가인 리사 마라가키스 박사는 이 연구 결과를 해석하는 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마라가키스 박사는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감염자수는 3,000만 명에 달하는데 이 연구는 300명도 안되는 소그룹의 확진자를 대상으로 조사됐고 비교 그룹의 근시 비율이 수십년 전 실시된 연구 통계를 토대로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여러 요인이 데이터를 혼동하게 만들고 있으며 안경 착용은 코로나19의 위험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변수와 연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안경 착용자는 비교적 나이가 많고 더 조심하는 성향이 있으며 코로나19 사태에 집에 있을 가능성이 더 높을 수 있다.
마라가키스 박사는 “의료진이 안면 보호구나 고글 등 눈을 보호하는 장비를 사용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생물학적 타당성은 있다. 그러나 공공장소에서 눈 보호 장비를 추가하는 것이 마스크와 6피트 거리 지키기를 넘어서는 효과가 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진의 경우 삽관 등 가까이서 진료하는 환자들의 기침이나 재채기로 인한 비말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장비가 필요하나 일반 대중들은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눈도 코로나 감염 통로
미국안과학회 대변인이자 클리블랜드 메트로헬스 병원 안과 교수인 토미사 스타인만 박사는 “매우 흥미로운 연구이나 이러한 추세가 다른 집단에서도 나타나는지 확인하기 위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며 “이 연구가 안경을 쓰지 않는 사람들에게 걱정거리로 작용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눈문은 눈 또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감염 경로라는 연구 결과를 보여준다. 지금까지 코로나19 감염의 주된 경로는 ‘코’다. 바이러스가 복제하여 기관지나 호흡기 아래로 이동하므로 발열, 기침, 구토,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