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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칼럼] 팬데믹 노스탤지어

미국뉴스 | | 2020-08-13 09:09:00

뉴스칼럼,팬데믹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유명 가수 2명과 최고 인기방송인 등 3명으로 구성된 ‘싹쓰리’라는 이름의 혼성그룹이 부른 노래가 요즘 한국 가요계를 휩쓸고 있다. 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프로젝트 그룹으로 탄생한 이들이 부른 ‘다시 여기 바닷가’라는 노래가 그룹의 이름이 뜻하는 것처럼 진짜로 가요계를 ‘싹쓸이’하고 있는 것이다. 불과 두 달 만에 뚝딱 만들어진 이 그룹의 예기치 못한 돌풍은 구성원들 각자의 높은 개인적 인기와 지명도가 바탕이 된 것이지만 복고를 지향한 이 그룹의 컨셉이 시대 조류와 맞아떨어진 점도 크게 작용했다.

이들이 부르는 노래의 가사와 분위기, 그리고 의상과 퍼포먼스는 20여 년 전의 시절을 떠올리게 해준다. 노래를 듣고 퍼포먼스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되돌아 갈 수 없는 과거에 대한 추억과 향수에 젖는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우울한 시기에 복고는 한층 더 따스한 감정, 좋았던 기억으로 다가오게 된다. 뜬금없이 출현한 한 프로젝트 그룹의 뜨거운 인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이것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노스탤지어’라 할 수 있다.

노스탤지어는 본래 고향을 그리워하는 군인들의 고통을 뜻하는 말로 심리적 장애를 일컬었던 의학용어였다. 하지만 지금은 과거에 대한 향수 정도를 의미하는 일반 단어로 쓰인다. 노스탤지어가 우리의 심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학설이 있다.

초기에는 부정적 의미가 강했지만 많은 긍정적 효과도 있음이 점차 밝혀지고 있다. 영국 사우스햄튼 대학 연구가 대표적이다. 연구진은 노스탤지어에 고통스러운 측면이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삶을 좀 더 의미 있는 것으로 만들어주고 심지어 죽음에 대한 두려움까지 낮춰주는 효과가 있음을 밝혀냈다.

그러니 코로나19 팬데믹이 확산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키는 대상물에 빠져들고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음악과 영화, 그리고 패션 등을 대표적인 촉매로 꼽는다. 또 한동안 연락을 하지 않았던 옛 친구들의 전화번호를 돌리게 되는 것도 노스탤지어에서 비롯된 행동이라 할 수 있다.

트라우마 전문가들은 삶이 불확실해지고 스트레스가 높아질 때 우리의 뇌는 좋았던 과거의 기억들이나 즐거웠던 순간 같은 잠재의식 속의 ‘안전한’ 곳으로 우리를 이끈다고 지적한다. 이것을 통해 불안과 외로움을 진정시키고 위로를 얻는다. 일시적 위로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정신건강과 웰빙에까지 좋은 작용을 한다는 보고도 있다. 물론 몸 건강에도 연쇄적인 작용을 일으키게 된다.

하지만 모든 것이 그렇듯 노스탤지어가 마냥 좋은 기능만을 하는 것은 아니다. 너무 지나치면 현실을 제대로 보고 인식하는 것을 방해한다. 과거는 대부분 아름답게 채색되는 경향이 있다. 장밋빛 렌즈로 되돌아보는 과거 속에 너무 파묻혀있다 보면 현실에 대한 우울한 감정이 더 커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노스탤지어는 알코올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적당하면 현실의 곤고함과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데 도움을 주지만 지나치면 우울한 감정을 안겨주고 삶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지치고 외로울 때 가끔은 따스한 추억들을 떠올리며 위로를 받고 현실에 대처해 나가는데 필요한 힘을 재충전한다면 팬데믹 시기에 더할 나위없는 심신 안정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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