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판매가 급감하게 되자 자바시장 내 한인 의류업체들의 온라인 판매 쏠림 현상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라스베가스 매직쇼 등 굵직한 의류박람회 개최가 취소되어 오프라인 판매 기회를 놓친 한인 의류업계로서는 온라인 판매를 통해 ‘코로나 보릿고개’를 넘어 생존을 모색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3일 한인 의류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자바시장 내 한인 의류업체가 코로나19 사태에도 그나마 돌아가고 있는 것은 온라인 판매 덕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여성복 전문업체 업주는 “코로나19로 지난해에 비해 20~30% 매출이 줄어든 게 사실”이라며 “그나마 온라인으로 제품을 팔 수 있어 선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직격탄을 맞은 의류업계는 잇따른 대형 의류소매체인들이 폐업과 파산으로 오프라인 판매처의 상당 부분을 잃은 상태다.
여기에 라스베가스의 매직쇼와 같은 굵직한 의류 박람회들이 코로나19 감염 우려와 참여업체 수의 급감으로 취소되면서 제품 소개와 함께 신규 수요 고객을 창출할 기회마저 올해는 없어지게 되자 온라인 판매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는 게 한인 의류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정확한 통계 자료는 없지만 자바시장 내 한인 의류업체 중 20~30% 정도가 자신의 웹사이트를 만들어 판매에 나설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것으로 한인 의류업계 관계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최소 3년 전부터 웹사이트 판매 시스템을 구축해 온 업체들로 최근 들어 온라인 판매가 증가해 그간 투자해 온 빛을 발하고 있다.
비대면 판매가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주요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도 코로나19 덕을 보고 있다.
주로 의류도매를 중심으로 하는 ‘패션고’와 ‘패션도미노’, 의류소매의 ‘패션노바’와 ‘아마존’ 등이 그 중심에 서 있다.
한인 의류업체 중 자체 웹사이트를 운영할 수 없는 50% 정도의 업체들을 포함해 대부분의 한인 의류업체들이 이들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와 거래를 하고 있을 정도로 온라인 판매의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형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 업체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수수료와 광고료 등과 같은 민감한 거래 조건들을 무조건 수용해야 하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더욱이 한인 의류업계의 웹사이트 구축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자본력이 밀리는 중소의류업체들은 온라인 판매망 구축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
또 다른 의류업체 업주는 “웹사이트를 운영하려면 최소 3년 정도의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게 일반적”이라며 “바로 매출로 직결해야 살아남는 중소업체들에게는 웹사이트에 대한 투자는 어려운 이야기”라고 말했다.
한인의류협회는 한인 의류업체들의 이 같은 어려움을 감지하고 협회 차원의 온라인 판매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협회의 웹사이트를 개편해 온라인 의류 마켓 플레이스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웹사이트 구축은 어느 정도 진척이 된 상황에서 대형 바이어 섭외를 위해 막후에서 협의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의류협회 리처드 조 회장은 “올해 하반기 내내 온라인 판매 형태가 의류업계에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투자 여력이 없는 협회 회원사에게 코로나19 시대를 버텨 낼 수 있도록 온라인 판매망을 구축 중에 있다”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