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아시아계 미국인 대상 인종차별 사건 급증하면서 전국적으로 신고나 보고된 건수만 2,000건 이상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아시아계를 중심으로 한 인권 단체들이 인종차별과 편견을 줄이기 위한 공익광고와 소셜미디어 캠페인에 본격 돌입했다고 21일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아시아퍼시픽 정책기획위원회(A3PCON) 등 인권 단체들은 최근 15주 동안 아시아계를 겨냥한 외국인 혐오 또는 인종차별 사건이 2,100건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특히 캘리포니아주에서만 지난 석달 동안 832건의 인종차별 사건이 보고됐다고 A3PCON이 밝혔다. 이중 81건은 폭행 사건이었다. 뉴욕시 인권위원회도 최근 아시아계를 상대로 한 “괴롭힘과 적대감 표현 사례가 급격히 늘고 있다”고 우려했다.
퓨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영어를 사용하는 아시아계 미국인 성인의 58%가 코로나19 이후 인종차별적 발언을 더 들었다고 답했다. 30%는 최근 몇 달 동안 욕설이나 인종차별적 농담을 겪었다고 답했으며 26%는 위협받거나 신체적 공격을 당했다고 답했다.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미 인권단체 반명예훼손연맹(ADL)은 “외국인 혐오적이고 인종차별적인 사건 보고가 치솟고 있다”며 ▲아시아계 소유 가게에 대한 인종차별적 낙서 ▲비디오 채팅 중 반 아시아적 발언 ▲구타 등 폭행 ▲입장 거부 등의 사례를 제시했다.
미국 내 아시아계를 겨냥한 차별 사건의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바이러스’ ‘쿵플루(kung flu)’ 등의 선동적 발언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사례들을 조사한 연구진과 인권운동가들은 지도자들의 선동적 언급이 인종차별적 행동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을 했다고 NYT가 전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와 관련된 아시아계 차별을 멈추라고 호소하는 공익광고가 나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부터 방영되기 시작한 공익광고에는 소방관, 간호사, 운전기사, 예술가, 유명 셰프 등이 등장해 “중국으로 돌아가라”는 폭언이나 침뱉기를 당한 경험담을 털어놓는다.
미국 광고협의회가 제작하고 에미상 수상 작가인 앨런 양이 제작에 참여한 이 광고는 “바이러스와 싸워라. 편견과 싸워라”(Fight the virus. Fight the bias)고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인권단체들과 마케팅회사들도 ‘#난 코로나19가 아니에요’, ‘#인종차별이 바이러스다’ 등의 해시태그를 통해 소셜미디어에서 아시아계 차별 반대 캠페인에 나섰다.
바바리안 광고대행사 CEO 스티븐 모이는 공익광고나 캠페인을 통해 아시아계 미국인 인종차별 및 혐오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계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