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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다는 ‘은행 대여금고〈safe deposit box〉’ 이것은 보관 마세요

지역뉴스 | 기획·특집 | 2020-06-24 10:10:16

은행대여금고,safe deposit box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현금은 도난시 보상 안돼

여권 비상상황 못 써 낭패

유고시 유언장 집행 지체

희귀수집품 별도 보험필요

 

디지털로 변신하는 게 일반적인 추세이지만 디지털화가 더디게 진행되는 분야가 바로 은행의 세이프 디파짓 박스(safe deposit box, 대여 금고)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가끔 고액 자산가들이 은행 내부에 있는 금고를 이용하는 장면이 나와도 낯설지 않은 것은 은행의 대여 금고가 여전히 아날로그의 장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은행 대여 금고는 값나가는 물건이나 중요한 서류, 추억의 기념품 등 도난이나 분실이 되지 않도록 안전한 곳에 보관하려는 일종의 ‘안전 보관 수요’가 존재해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식 대여 금고가 살아남은 이유인 셈이다. 

 

 

대여 금고는 은행이나 크레딧 유니언의 금고 또는 안전한 장소의 ‘잠겨 있는 저장소’다. 보통 고객은 보관함의 키를 받는다. 은행 직원이 가지고 있는 ‘보호’ 키와 고객의 키를 나란히 사용해야 보관함 박스가 열린다. 요즘 일부 은행들은 열쇠 없이 고객의 지문이나 장문을 스캔해 금고를 여는 첨단 시스템을 운영하기도 한다.

대여 금고 컨설턴트인 데이빗 맥긴은 “미국 내에서는 아직도 고객들이 수백만개의 대여 금고를 사용하고 있으며 상당히 많은 지점들이 박스를 빌려주고 있다”며 “고객들은 귀중한 물건을 보관하는 가장 안전한 장소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안전 보관을 너무 중시한 나머지 보관 물품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보관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게 대여 금고 컨설턴트들의 지적이다.

대여 금고가 물품 보관의 만능이 아니라는 의미다. 

그렇다면 어떤 물건들이 대여 금고에 보관을 하면 후회를 할 정도로 보관을 피해야 하는 것일까?

 

■보관하면 후회할 물건들

▲현금

대여 금고에 현금을 보관하는 일은 결코 현명한 일이 아니다.

저축 계좌에 있는 현금과는 달리 대여 금고에 보관된 현금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따라서 도둑을 맞아도 보상 받을 길이 없다.

게다가 비상 상황이 발생해 현금이 필요할 경우 은행의 영업 시간이 종료됐다면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또한 현금을 장기간 보관하고 있으면 인플레 현상으로 현금의 가치가 그만큼 떨어지는 효과도 발생해 대여 금고에 현금을 보관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

당장 현금 사용처가 없다면 차라리 은행의 체킹 어카운트나 세이빙 어카운트에 예금 형식으로 보관하거나 아니면 CD로 바꿔 보관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여권

유명인이 아니거나 해외 비즈니스 출장이 잦은 기업 대표가 아닌 바에야 여권은 상시 필요한 물건이 아니다. 이런 점에서 분실과 훼손에 대비해 여권을 대여 금고에 보관하려는 유혹도 만만치 않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은 대여 금고에 여권을 보관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사전에 일정 계획을 세우고 난 뒤 여행이나 출장을 가는 경우도 있지만 비상 상황을 늘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 업무가 끝난 시간대에 급하게 여행이나 출장이 필요해지면 낭패를 볼 수 있다.

그나마 평일이면 다음날 은행 출입이 가능하지만 주말인 경우에는 꼼짝없이 다음 월요일까지 기다려야 한다.

여권은 집안에 안전한 장소를 골라 보관하는 게 최선이다.

▲원본 유언장

유언 전문 변호사들은 유언장 보관은 세이프 디파짓 박스가 적당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소유주가 숨진 후에는 매우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유언장 집행이 상당히 지체될 수 있다.

대여 금고 소유주가 사망하면 대여 금고에 접근조차 하기 어려울 수 있다. 유언장 원본을 변호사에게 맡기고 복사본을 집안의 파일 캐비닛과 같은 안전한 곳에 보관하거나 디지털 형태로 USB에 담아 보관하는 방법이 바람직하다. 

▲장례집행서

유언서와 함께 작성하는 것이 있다 장례집행서다. 장례집행서는 장례 절차 전반에 관해 사망 전에 기술해 놓은 일종의 유언서다. 매장을 할 것인지, 아니면 화장을 할 것인지에 대한 것에서부터 장례 절차 방식에 이르기까지 장례 절차를 설명한 것이 장례집행서다. 장례집행서도 대여 금고에 보관하는 것을 피하는 게 좋다. 대여 금고 소유주가 죽고 나면 금고를 열 수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유언서와 함께 유산 상속을 받는 상속인에게 날짜를 기입해 사본을 보내 공유하는 방식이 권장되고 있다.

▲사전의료지시서(Advance Directives)

임종과 관련해서 두 가지 서류들이 작성되는 게 보통이다. 하나는 불치의 병으로 더 이상 의료적 치료가 필요 없을 때 존엄사 유언과 임종 이후 의료 처리에 대한 유언인 사전의료지시서다. 대개 사전의료지시서 안에 존엄사 여부가 포함되어 있다.

심폐 소생을 위한 시술 여부, 인공 호흡기 제거 여부 등 민감한 의료 관련 결정 사항을 미리 기술해 놓은 것이 사전의료지시서다.

사전의료지시서 역시 대여 금고에 보관해 두어서는 안된다. 실제 필요할 때 소유주가 없음으로 대여 금고 접근이 불허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치의와 가족에게 사전의료지시서의 사본을 공유하는 게 상황 발생시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귀중품과 수집품

결혼 예물과 같은 귀중품과 희귀 동전과 같은 수집품 역시 대여 금고 보관 물건 리스트 1위 후보들이다. 하지만 손해보험에 가입되지 않았다면 대여 금고 보관을 재고해야 한다. 대여 금고의 보관 물건은 연방예금보호공사의 보호를 받지 못할 뿐 아니라 은행 역시 특별한 계약을 하지 않는 한 대여 금고 물건의 손실에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이다.

대여 금고에 보관된 물건에 대한 보험을 따로 가입하는 것이 대안이다. 보험에 가입했더라도 귀중품의 품질인증서와 함께 사진을 찍어 따로 보관하는 것이 클레임을 제기할 때 상당 부분 도움이 된다.

▲예비 열쇠

예비 열쇠 역시 대여 금고에 보관해서는 안되는 물건 중 하나다. 이것은 마치 지갑에 예비 열쇠는 보관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지갑을 분실하면 예비 열쇠도 함께 분실하게 되는 것처럼 대여 금고에 예비 열쇠를 보관하면 비상 상황에 대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은행 업무 이후 시간에 예비 열쇠가 필요한 경우가 발생하면 속수무책이다.

차라리 집안에 안전한 곳에 보관하거나 가까이 살고 있는 친척에게 맡기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불법 위험물

대부분의 대여 금고를 운영하고 있는 운행들은 총기류와 폭발물 같은 위험물들의 보관을 금하고 있다. 또한 불법 마약류도 대여 금고에 보관할 수 없다. 하지만 은행에 따라 다양한 운영 규칙이 있다는 현실을 감안해 반드시 사전에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남상욱 기자>

안전하다는 ‘은행 대여금고<safe deposit box>’ 이것은 보관 마세요
디지털 시대에도 불구하고 은행의 대여 금고는 도난이나 훼손을 방지할 목적으로 귀중한 물건들을 보관하는 도구로서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어 마지막 남은 아날로그 유산이라 불린다. <la타임스></la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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