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심장병, 당뇨병과 같은 기저질환이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자들보다 입원한 비율이 6배, 사망한 비율이 12배 높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1월 22일부터 5월 30일 사이 미국에서 발생한 170만명이 넘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10만3천700명의 특성을 분석해 15일(현지시간) 의회에 제출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WP가 입수한 자료를 보면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코로나19 환자가 입원한 비율은 약 45%로 평소에 앓는 지병이 없는 코로나19 환자(7.6%)보다 6배 높았다.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코로나19 환자가 사망한 비율은 19.5%로 지병이 없는 코로나19 환자(1.6%)보다 12배 높았다.
코로나19 환자에게서 가장 흔히 발견된 질환은 심장병(32%), 당뇨병(30%), 만성 폐 질환(18%)이었고 간 질환, 신장 질환, 신경발달장애 또는 지적장애를 앓는 환자들도 있었다.
코로나19는 전형적으로 노인에게 치명적인 전염병이지만,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기저질환을 앓고 있으면 나이에 상관없이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목숨을 잃을 위험성이 컸다.
CDC가 공개한 자료를 연령대별로 나눠보면 20∼30대 코로나19 환자 중 기존에 건강 문제가 있었던 환자들은 건강한 환자들보다 병원에서 치료받는 비율이 6배 가까이 높았다.
CDC는 "특정 인구집단에서 코로나19는 계속해서 심각할 수 있다"며 "이번 예비연구 결과는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한편, CDC는 전체 코로나19 환자의 인종 또는 출신 정보를 절반도 파악하지 못했으나 그나마 정보를 알고 있는 확진자 60만명을 인종별로 살펴보면 히스패닉이 33%로 가장 많았고 흑인이 22%로 그 뒤를 따랐다. 이들이 미국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8%, 13%에 불과하다.
백인과 비교했을 때 북미 원주민이나 알래스카 원주민이 코로나19에 걸려 입원한 비율은 5배, 흑인이 4.5배, 히스패닉이 4배 높아 소수집단일수록 입원한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WP는 CDC가 공개한 자료가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사람들만을 다뤘을 뿐 무증상 감염자는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에 완벽한 인구 통계적 특성을 반영하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