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 KBO 리그가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을 통해 미국 스포츠팬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ESPN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27일 연합뉴스에 "ESPN의 KBO 리그 중계권 계약이 거의 성사 직전"이라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소식통은 "일주일에 5경기 안팎으로 중계할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KBO 리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뚫고 5월 5일 어린이날 개막을 준비 중이다.
세계에서 2번째로 빠른 개막을 준비하는 KBO 리그는 먼저 시작된 대만보다 한 등급 위의 리그로 평가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메이저리그가 언제 재개될지 장담하기 어려운 미국에서 한국 야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ESPN은 KBO 리그의 국외 판권을 따낸 에이클라에 가장 먼저 중계권 협상을 요청한 곳이다.
하지만 미국 내 유료 시청자 수만 1억명에 달하는 ESPN이 그 규모에 걸맞지 않게 KBO 리그 경기 영상을 무료로 요구하면서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ESPN에 KBO 리그 영상을 제공하려면 미국으로 영상을 전송하기 위한 인력 투입과 장비 구매 등 상당한 투자 비용이 발생하기에 무리한 요구였다.
KBO 역시 "KBO 리그가 미국에서 중계되는 건 긍정적인 일이지만 판권을 가진 업체가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협상하는 걸 원치 않는다"며 "한국야구를 '무료 콘텐츠'로 인식하면 협상을 진행할 수 없다"고 난색을 보였다.
ESPN의 무료 중계권 요구는 미국 내에서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비판을 받았다.
미국의 방송사 NBC는 "ESPN의 무료 중계권 요구는 상당히 기이하다"며 "돈을 내지 않고 한국 프로야구를 중계할 수 있다는 생각을 어떻게 하게 됐는지 알 수가 없다"고 보도했다.
교착 상태에 빠졌던 협상이 어떻게 돌파구를 마련해 성사 단계까지 이르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에이클라 측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에이클라 관계자는 "구체적인 협상 진행 상황에 대해서 말하기는 조심스럽다. 일단은 되는 방향으로 협상을 진행 중이며, 오늘 밤에도 ESPN 측과 통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KBO 리그의 미국 중계가 성사된다면 2018년 대만에 중계권을 판 이후 두 번째 해외 판매 사례가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