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과 우한의 봉쇄가 풀린다. 지난 1월 23일 우한을 전격 봉쇄한 지 두 달여 만이다.
중국은 미국식 양적 완화 대신 금융 건전성을 유지하며 경제 활동을 정상화하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중국 감염자 통계에 대한 국제사회의 불신이 여전한 상황이라 발병지 봉쇄 해제 방침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중국 후베이성정부는 24일 홈페이지에 “성 전역에 대한 봉쇄를 25일 0시부터 해제한다”고 공표했다. 또 “우한시는 4월8일 0시부터 외부와의 교통 통제를 풀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스마트폰에 설치한 건강카드가 녹색인 경우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다만 외국인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우한 주재 한국 총영사관은 “우리 교민들은 아직 건강카드를 발급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현재 우한에는 60여명, 후베이성에는 100여명의 한인들이 남아 있다.
교통수단도 재가동 준비가 한창이다. 우한 교통의 중심인 한커우역을 비롯해 지하철 모든 객차를 전면 소독했고 시내버스도 시범 운행했다. 현지 소식통은 “소독 후 2주가 지나면 정상 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한의 자동차업체 둥펑혼다는 “직원 복귀율이 95%에 달한다”고 밝혔다.
가장 우려하던 우한에 활력이 돌자 중국은 경제 체력을 부쩍 강조하고 있다. 천위루 인민은행 부총재는 “국내 자본과 외환시장은 비교적 안정세”라며 “전염병이 공급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간에 그치고 2분기부터 소비가 살아나 경기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통화정책의 우선 순위는 가격과 환율의 안정”이라며 “중국 금융시장의 안정이 글로벌 경제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 주요국이 앞다퉈 양적 완화에 나선 것과 대조적이다. 양판판 중국사회과학연구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 연구원은 “올해 들어 각국 중앙은행이 41차례 금리를 인하했지만 오히려 정책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하락하고 경기둔화 우려가 가시지 않은 채 공포를 증폭시켰다”고 비판했다.
후베이성에선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 환자가 다시 발생했다. 확진자 ‘0’의 기록이 6일만에 깨졌지만 중국 정부는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지방 공무원들이 감염을 아예 없애려고 큰 부담을 지는 것이 더 문제”라고 지적했고, 보건당국도 “새로운 전염병인 만큼 앞으로 몇 차례 감염 사례가 나와도 지극히 정상적”이라고 옹호했다.
하지만 전 세계가 빗장을 걸어 잠그는 상황이라 우려도 나온다. 이날 후베이성 확진자가 인민병원 의사로 밝혀져 병원 내 집단감염 가능성이 여전하다. 후베이성에서만 퇴원 후 재감염자가 최대 6,000명으로 추산되고 중국 내 무증상 환자 4만3,000명이 집계에서 제외됐다는 주장도 있다.
<로스앤젤레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