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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찰기 RC-135 한반도 뜨면 북한이 다급해지는 이유

지역뉴스 | 기획·특집 | 2020-03-04 10: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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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정할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 있다.” 지난해 12월3일 리태성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의 이 한마디로 한반도는 다시 격랑에 빠졌다. 미국의 움직임도 긴박해졌다. 미 행정부는 여러 경로를 통해 북한과 접촉을 시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국방장관과 합참의장, 미 공군 태평양사령관 등 수뇌부가 총출동해 때론 어르고(외교 및 협상), 때론 경고(군사적 대응) 메시지를 보내면서 북한에 미지의 성탄 선물 카드를 꺼내지 말라고 지속적으로 압박했다.

 

  작년 북‘성탄선물’위협 때 출격

  MDL 이남서도 북한내 수백km 감시

  미사일 전파신호 탐지·통신감청 등

  세부 기종따라 전방위 정보 수집

  방사성 물질 탐지하는 WC-135

‘하늘 위 눈’키홀 위성도 위협적

 

 

 

 

■북 ‘성탄 선물’ 감시하는 눈 

 

북한은 아직까지 ‘선물’을 공개하지 않았다. 북미의 말싸움도 진행형이다. 하지만 양국관계가 냉ㆍ온탕을 오가는 와중에도 변치 않은 사실이 하나 있다. 365일 한반도 상공을 감시하는 ‘하늘의 눈’, 미국의 정찰기들이다. 미군이 자랑하는 정찰기 RC-135와 E-8C조인트스타즈,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는 하루가 멀다 하고 떠올라 한반도 구석구석을 주시하고 있다. 북한의 선물이 미 본토를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일 수도 있다는 우려에 미국의 핵심 정찰 자산이 총동원된 셈이다.

미군은 지난해 12월19일부터 연일 정찰기를 한반도 상공에 띄웠다. 북한이 도발(?)을 예고한 크리스마스 당일(25일)에는 정찰기 5대와 공중급유기까지 투입됐다. 이날 항공기 추적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은 0시30분쯤 지상감시정찰기 E-8C조인트스타즈와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가 포착됐다고 밝혔다. 두 시간 뒤에는 탄도미사일 추적이 장기인 RC-135S 코브라볼이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주일미군 공군기지를 떠나 동해 상공으로 비행했다. 이어 오전 5시30분쯤엔 공중급유기 KC-135R이 코브라볼에 급유를 실시하고 주일 기지로 돌아갔다.

미 공군의 주력 통신감청정찰기 RC-135W 리벳조인트도 오전 6시30분쯤 한반도 하늘에 나타났다. 오전 11시에는 글로벌호크가 5만3,000피트(1만6,154m) 고도에서 수도권 일대를 내려다 본 사실이 확인됐다. 또 오후 늦게 코브라볼 1대가 추가로 동해 상공에서 포착됐고, 날이 바뀌어 26일 오전 1시에도 조인트스타즈가 한 번 더 날았다. 전부 하루 남짓 동안 일어난 일이다.

■세계 경찰 버팀목 RC-135 패밀리 

최근 한반도에 자주 출몰하는 RC-135는 미국의 대표적 전자정찰기다. 항공기 전문업체 보잉이 1961년부터 생산했다. 첨단 광학ㆍ전자센서와 녹화ㆍ통신장치를 두루 갖추고 있어 북한의 핵ㆍ미사일 실험 조짐이 보일 경우 언제든 미 본토와 주일 공군기지에서 우리나라로 출격해 북한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

RC-135는 환갑에 가까운 나이에도 여전히 건재하다. 냉전이 한창이던 1970년대부터 옛 소련의 탄도미사일 정보를 추적했고, 지금은 핵무기 보유가 의심되는 북한과 이란의 속살을 엿보고 있다. 최대속도는 마하 0.86(시속 1,052㎞)이며 한 번 이륙하면 12시간 연속 비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운용 고도가 5만피트(1만5,240m)에 이르는 만큼 한반도 군사분계선(MDL) 이남에서 비행하더라도 수백㎞ 거리의 북쪽을 훑을 능력도 있다.

기종 이름은 RC-135로 한 가지이나 각 기체는 능력이 천차만별이다. 뒤에 붙은 알파벳 한 자리가 각 세부 기종을 구분한다. 예를 들어 RC-135U 컴뱃센트는 미사일 발사를 전후해 나타나는 전파신호를 탐지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RC-135W 리벳조인트는 통신감청이 주특기다. 코브라 볼이란 별칭을 가진 RC-135S는 탄도미사일 감시 및 추적에 최적화 돼있다. 계측ㆍ기호정보와 관련된 각종 장비를 탑재했고, 탄도미사일을 식별하고 궤적을 추적하는 특수 카메라도 장착하고 있다.

■미 정찰기 뜨면 상대는 초비상 

RC-135의 발군의 능력은 감시 대상에도 공포 그 자체다. 2002년 10월 제임스 캘리 당시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포함한 미 대표단 8명이 방북했을 때 북한이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 존재를 시인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사건은 이듬해 1월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및 제2차 북핵 위기로 이어졌다.

북한도 다급했는지 2003년 3월2일 동해 상공을 비행 중이던 미군 RC-135기에 전투기를 접근시켰다. 당시 언론 보도를 보면 이날 오전 원산에서 240㎞ 떨어진 공해상에서 정찰활동을 하던 RC-135에 북한의 미그 전투기 4대가 15m 거리까지 바짝 다가섰다. 북한이 보유한 최신예 전투기들이 출격했다는 점에서 RC-135의 위력을 새삼 확인하는 계기였다.

2017년 6월에는 러시아와 한바탕 신경전을 벌였다. RC-135가 러시아 인근 발트해 상공을 비행한 것이 발단이었다. 러시아 측은 “정찰기가가 러시아 공군 전투기를 상대로 도발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은 미국 해안선을 따라 비행하지 않는다”고 미국의 과잉 정찰을 맹비난했다. RC-135의 정보 수집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알 수 없는 만큼 접근 자체를 무력화하려는 선제적 대응이었다.

■언제나 세계 감시했던 미국 

미국이 이른바 ‘불량국가’를 감시한 역사는 냉전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군사 전문기업 록히드가 개발한 U-2기가 시초 격이다. U-2는 당시로선 보기 드문 초고고도 비행 능력을 기반으로 적성국의 공격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옛 소련의 하늘을 맘껏 누볐다.

RC-135의 형제와 같은 특수정찰기 WC-135 역시 미군의 정찰자산 중 하나다. 2017년 북한의 제6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정보가 입수되자 WC-135 콘스턴트 피닉스는 동해에 긴급 출격했다. 앞서 2006년 10월 북한이 실시한 제1차 지하 핵실험 때부터 미군은 소유한 두 대의 WC-135기 중 한 대를 동해에 파견해 북한의 핵실험 양상을 순차적으로 관찰했다.

WC-135는 동체 옆에 달린 엔진 형태의 대기 표본수집 장비로 방사성 물질을 탐지하는 역할을 한다. 정찰기 안 대기성분 채집기 내부 온도를 영하 50도 아래로 낮추면 공기 중 핵물질이 달라붙게 되는데, 핵폭발 과정에서 원자가 인공적으로 깨지면서 방출되는 크세논과 크립톤 등의 방사성 물질을 수집하는 원리다. 측정 내용을 분석해 핵실험 여부와 농축우라늄인지 플루토늄인지, 폭탄 종류를 판별할 수 있다.

미군은 항공기로만 지구촌 곳곳을 들여다보지 않는다. 열쇠구멍으로 훔쳐 본다는 의미를 담은 ‘키홀’ 위성도 미국이 자랑하는 정찰 장비이다. 위성이라는 장점은 미사일 등 요격으로부터 안전을 제공한다. 키홀의 능력은 2.5㎝ 크기가 넘는 모든 물체를 식별할 수 있을 정도다. 심지어 대기권 밖에서 우주를 관찰하는 허블 우주망원경보다 성능이 더 좋을 것이란 평가마저 나온다. 눈에 띄지 않고 원하는 어떤 곳도 살펴보는 ‘하늘 위 하늘’의 눈이라 할 수 있다. 

<김진욱 기자>

 

 

 

미 정찰기 RC-135 한반도 뜨면 북한이 다급해지는 이유
냉전 시절 옛 소련의 탄도미사일 감시에 투입됐던 RC-135 정찰기가 미국 알래스카 기지를 이륙해 정찰 임무에 투입되기 위해 비행하고 있다. <미 공군 제공>
미 정찰기 RC-135 한반도 뜨면 북한이 다급해지는 이유
미 공군 소속 RC-135W 리벳조인트 정찰기가 지난 2018년 10월 영국 밀덴홀 공군기지에 착륙해 내부 점검을 하고 있다. <미 공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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