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체인 잇단 파산에 문닫는 중소업체 늘어
단가 20~30% 낮은 해외생산 수입업자 변모도
“지난해 어떻게 잘 버텼는데 올해는 쉽지 않을 것 같네요.”
자바시장 내 한의 의류업계가 안팎으로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계속되는 의류소매체인의 폐업사태로 판로가 줄어들고 있는 데다 오는 7월 최저임금 인상이 예정돼 있어 비용 압박 부담이 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한인 의류업체 업주는 현재 자바시장을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고 표현했다.
올해 들어서면서 한인 의류업계의 외부 환경이 극도로 나빠졌다는 게 한인 의류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먼저 대형 의류소매체인들이 지난해 잇따라 사라진 것이 한인 의류업체들에게는 큰 타격이었다. 특히 포에버21의 파산보호신청(챕터11) 이후 매장 축소 등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한인 의류업체들의 피해도 컸다.
판매망이 축소되면서 판로 개척에 상대적으로 열세인 중소 규모 의류업체를 중심으로 자바시장을 떠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한인의류협회(회장 리처드 조)의 조사에 따르면 자바 한인 의류업체 수는 지난 2010년 조사 때 958개에서 2012년 1,447개, 2014년 1,756개로 꾸준히 증가했다. 하지만, 2014년을 정점으로 자바시장 경기는 급격히 냉각됐고, 업체 수도 감소하기 시작했다. 2018년에는 1,200개로 급감했다. 현재는 이보다 더 줄었다는 게 한인 의류업계의 추정이다.
여기에 매년 오르는 최저임금도 자바시장 불경기에 한몫하고 있다. 오는 7월부터 LA시와 카운티의 최저임금이 인상될 예정이다. 직원 수가 26인 이상 되는 업체는 현재 14.25달러에서 15달러로, 25인 이하 업체는 13.25달러에서 14.25달러로 각각 오른다.
의류 업계 관계자는 “자바시장에서 과거처럼 임금 착취와 같은 악습이 사라지면서 대부분 업주는 야근수당 등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게 돼 다행이지만, 높아진 임금은 부담 요소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생산 단가 상승과 비용 부담을 피해 생산 기지를 해외로 옮기는 것이 한인 의류업계의 트렌드로 굳어지면서 과거 의류생산업체 중심에서 이제는 의류수입업체로 변모해 가고 있는 양상이다.
한 의류업체 업주는 “해외에서 물량을 생산하게 되면 LA 생산 단가에 비해 20~30% 정도 단가가 낮은 것이 사실”이라며 “소량에 납기일이 빠듯한 주문일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해외에서 물량을 생산해 수입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상은 LA 한인 봉제업계의 일감 부족 현상으로 이어져 동반 경기 침체에 직면하고 있다.
자바시장을 대표하는 한인의류협회 역시 이사진 구성에 난항을 겪으면서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어 구심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인의류협회 리처드 조 회장은 “의류업계가 어렵다는 현실에 공감하고 있다”며 “협회의 웹사이트를 전면 개편하는 등 내부적인 업그레이드 작업과 2월 내 이사진 편성을 끝내 의류업계의 중심 역할을 감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