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째 계속 ‘재앙 수준’
서울의 60배 면적 잿더미
호주에서 지난해 10월 초 시작된 산불이 재앙 수준까지 악화되고 있다. 현재까지 18명이 사망하고 1,300여 채의 주택과 건물이 전소된 것을 비롯해 서울의 60배에 달하는 면적이 잿더미로 변하는 등 피해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두 달 넘게 남동부 해안을 휩쓴 최악의 산불로 신음하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 주정부는 결국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 조치가 내려지면 주민 소개와 도로 봉쇄 등을 강제할 수 있다.
2일(이하 현지시간) 글레이즈 베르지클리언 NSW 주총리는 3일 오전 7시부터 일주일을 국가비상사태 기간으로 정한다고 발표했다. 기상당국이 40도가 넘는 고온과 강풍 영향 탓에 4일 산불 위험이 최고조에 달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으면서 취해진 긴급 결정이다. 주당국은 베이트맨즈 베이 인근을 대상으로 발령했던 ‘관광객 대피령’도 나우라부터 빅토리아주 경계선까지 총 1만4,000㎢로 확대했다.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NSW주 산불방재청(RFS)에 권한이 대폭 부여된다. 산불 진화와 주민 안전을 목적으로 정부부처와 협의해 주민 소개 등 다양한 조치를 권고할 수 있다. 셰인 피츠시몬스 NSW주 산불방재청장은 “4일에는 수천명이 산불 피해를 당한 지난달 31일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31일에만 NSW주에서 7명이 화재로 숨졌다. 앤드류 콘스탄스 NSW주 교통부 장관도 “이번 산불로 사상 최대의 주민이 대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불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정부를 향한 성토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호주 국민은 산불을 촉발한 근본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지목했다. 그러나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신년사에서 “이전부터 비슷한 재해를 겪어왔다”며 기후변화와의 연관성을 부인해 빈축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