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변기 물을 한 번이 아닌 10번, 15번씩 내려, 결국 물을 더 소비하고 있다.”
변기 제조업체 업주의 입에서 나올 법한 이 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다. 지난 6일 백악관에서 열린 소상공인 행사에서 나온 말로 과도한 환경 규제를 비판하면서 규제를 완화하려는 트럼프의 전략적 계산이 깔려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 생기는 의문 하나. 화장실 변기의 물을 한 번 내리는데 소요되는 비용은 얼마일까?
연방환경보호국(EPA)에 따르면 가정 내 물 소비량이 가장 많은 곳이 화장실로, 가구 물 소비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변기 한 번 물을 내리는데 드는 비용을 산출하는 방법 중 하나는 물 사용량을 확인하는 것이다.
현재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변기는 1994년부터 시행된 ‘에너지정책법’(Energy Policy Act)에 따라 제작된 물 절약형이다. 이 법에 따르면 변기 물을 한 번 내릴 때 1.6갤런(약 6L)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했다. 2006년부터는 EPA의 ‘워터센스 프로그램’이 시행되고 있는데, 이는 변기 물을 한 번 내릴 때 1.28갤런(약 4.8L) 이하만 사용하는 ‘수자원 절약형’ 화장실에 연방정부가 인증을 해 주는 제도다.
이에 반해 절약형이 아닌 일반형 변기는 한번 물을 내릴 때 3.4~6갤론의 물이 소요된다.
EPA에 따르면 평균 가구를 기준으로 워터센스 인증 변기는 연 20%에서 60%까지 물 사용량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1년에 1만3,000갤론의 물을 절약하는 셈이다. 돈으로 환산하면 1년 110달러, 평생 2,200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워터센스 인증 변기 사용시 하루 17갤론의 물을 아낄 수 있으며 1년에 380달러를 절약하는 효과가 있다.
또 다른 계산 방식은 상하수도 요율을 적용해 보는 것이다. 이럴 경우 1.6갤론의 변기를 한 번 물을 내리면 1.3센트, 워터센스 인증 변기는 1센트, 3.5갤론의 일반 변기는 2.8센트의 비용이 든다.
그렇다면 개인은 하루에 변기 사용으로 얼마의 비용을 부담하는 걸까? EPA에 따르면 성인 1명 당 하루 5번 화장실을 사용하는데 일반 변기를 사용하면 1년 24달러를 개인이 부담하는 셈이다.
EPA에 따르면 미국의 모든 변기를 워터센스 인증 변기로 교체하면 200억갤런의 물을 절약할 수 있으며 이는 나이아가라 폭포의 물을 12일 동안 모은 것과 같은 양이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