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대학 입시에서 부모가 차지하는 영향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만큼 부모가 관심을 갖고 도와주며 챙겨야 할 부분이 많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무엇이든 지나치면 차라리 모자라는 것보다 못하기 마련. 이런 점에서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부모가 자녀의 대입 성공을 위해 하지말아야 할 일들을 알아두는 것도 현명하다. 예를 들면 부모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고 대입지원서를 대신 작성해준다거나, 자녀의 능력을 도외시하고 지나친 기대로 스트레스를 주는 일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많은 전문가들은 자녀의 대입에서 부모는 지나친 간섭을 하기 보다 대학과 전공결정 등에 관해 대략적 윤곽을 그려주면서 올바른 방향을 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입 수험생을 둔 부모가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소개한다.
엄친아와의 비교는 자극 아닌 역효과만
능력 도외시한 과도한 기대 스트레스로
무관심이나 방관 아닌 조력자 태도 중요
▲대입지원서 대신 작성
자녀의 인생에 있어 중차대한 결정인 대학 선택에 있어 많은 부모들은 관여하고 싶어 한다.
특히 대입 전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과정인 지원서 작성에 대해 눈이 많이 가게 되어 있는데 이때 한가지 마음에 새겨 둘 것은 대입지원서 작성은 시작에서 완료까지 오롯이 자녀의 몫이라는 점이다. 자신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고 부모들이 너무 깊이 개입하다 보면 누가 대학에 진학하는 것인지 조차 헷갈리게 된다.
가장 흔한 부모들의 실수 중 하나를 꼽자면 자기소개서를 대신 작성하는 일. 전문가들은 절대 해서는 안 되며 초안 작성에도 개입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자신의 스토리가 아닌 부모가 원하는 스토리가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설마 알겠어라고 생각하겠지만 입학 사정관들은 금방 눈치 챌 것이다.
당연히 커먼앱도 자녀가 스스로 작성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또 부모가 자녀가 작성한 대학 리스트에 대학별로 랭킹을 매기는 것도 삼가야 할 일이다. 부모가 인식하는 명문과 자녀가 가고 싶어하는 대학은 분명히 차이가 있는데 이를 강요하는 것은 역효과만 불러 일으킨다.
대입을 준비하는 과정은 자녀 스스로 고민하고 심사숙고해 결정할 때 더 가치가 있다. 학업과 과외활동을 되돌아보며 직접 레주메를 쓰고 추천서를 요청하고, 지원마감일 일정을 관리하는 모든 일련의 과정들은 앞으로 자녀가 인생을 살아나가는 데 있어 값지고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과도한 기대와 걱정 유발
12학년생은 가만히 있어도 스트레스가 꽉 차 있다. 부모가 되어 조금이라도 해소해 주지는 못할 망정 더 힘들게 하고 부담을 주어선 안 된다. 어쩌면 이 부분이야말로 부모의 가장 큰 역할이다.
우선 자녀에게 지나친 기대를 표현하거나 사기를 꺾는 말은 조심해야 한다. 예를 들면 ‘너만 믿는다’ ‘너는 그 대학에 들어갈 수 있어’ 같은 말은 얼핏 격려처럼 들릴 수 있지만 반대로 큰 압박감이 된다. 자녀들은 혹시라도 부모가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지 못하면 어떡할까 하는 불안을 느낄 수 있다.
부모는 그저 자신의 바람을 표현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런 말을 들어야 하는 자녀는 괴롭다.
▲다른 아이와 비교하기
부모들의 또 다른 흔한 실수중 하나는 다른 아이와의 비교다. 엄마 친구의 아들이나 딸을 대회 중 등장시키는 것은 의도적이라도 피하는 편이 낫다. 누가 아이비리그에 간다더라는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스트레스라는 것은 부모들이 명심해야 한다. 전체 지원자 중 아이비리그에 가는 아이들은 아주 극소수다. 당연한 말이지만 모든 아이들은 저마다 다른 능력과 개성을 갖고 있다.
▲너무 잦은 질문
부모가 자녀 입시에 너무 신경 쓰다 보면 하루가 멀다하게 아이에게 너무 많은 질문을 하게 될 수 있다. .
표준화시험 준비는 어떻게 됐는지, AP 성적은 언제 나오는지, 리더십은 어워드를 받을 수 있는지 등등. 그렇지 않아도 신경 쓸 것 많은 자녀 입장에서 쏟아지는 질문세례는 공부에 대해 부담과 압박으로 다가오기에 충분하다.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아이가 마음 편하게 대입을 준비 할 수 있도록 되도록 말을 아끼도록 한다. 부모가 믿고 신뢰한다는 것을 아이가 느끼도록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방관과 무관심
입시생 부모가 힘든 이유는 어디까지 관여하고 어디서부터 관여를 하지 않아야 하는지 경계가 헷갈린다는 것이다.
아이의 성향이나 학습 수준 등에 따라 다를 수는 있겠다. 어쨌든 자녀가 대입과정에서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게 해야 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이것이 무관심이나 방관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즉 ‘자유롭게 맡긴다’는 말이 ‘대입과정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풀어놓는다’는 말은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대부분 이 또래 아이들이 하나의 프로젝트를 3~4개월간 처리해 본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부모가 대입 전형 스케줄 만드는 것 정도는 도와줘야 한다.
앞서 언급했던 자소서나 커먼앱을 대신 작성해주는 일과는 차원이 다르다.
또 자녀가 고려중인 대학들에 대해 함께 각 학교들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의논하는 것이 좋다.
칼라지투어 일정을 짜거나 재정 보조를 신청할 때도 부모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해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