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 지도부‘직원차별·부당노조 사실무근’주장
윤대중 회장,‘지도부 보복설·사임 제스처’부인
남가주 한인사회의 대표적 봉사단체의 하나인 민족학교가 내부 분열상이 공개되면서 영어권 2세들 중심의 실무 지도부 전원이 사퇴 의사를 밝히는 등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본보 5·6일자 보도) 일부 직원들의 시위에서 내부 차별 등에 대한 지적 대상이 된 사퇴 직원들이 이에 반발해 윤대중 회장과 이사회의 책임론을 주장하고 나서 사태가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는 진실공방으로 흐르고 있다.
그동안 민족학교의 주요 업무와 관리를 관장해 온 실무 지도부인 조나단 백(백기석) 사무국장과 제니 선 이민법률서비스 부장, 김용호 디지털 부장 등은 지난 6일 사임 의사를 밝힌지 하루만인 7일 공식 성명서를 내고 김영란 매니저 등 일부 직원들이 주장한 백 사무국장의 직원 차별과 부당한 노조결성 등의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닌 날조된 것이라며 이같이 내부 분열 사태가 온 책임이 윤대중 회장과 이사회에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들 실무 지도부는 성명에서 윤 회장 및 그와 친한 심인보·엔젤라 오씨 등 이사회 일부 멤버들이 민족학교 운영에서 자신들의 주도권을 지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김영란 매니저를 포함한 1세대 여성 실무진들과 다른 직원들 사이의 분열을 조장해 조나단 백 사무국장을 몰아내려 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민족학교 내부 분란 사태가 올해 7월 윤대중 회장이 안식휴가에서 복귀한 뒤 민족학교 운영상 재정위기를 주장하며 직원 절반에 대한 강제 해고를 추진하면서부터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윤 회장과 이에 동조하는 이사들이 있지도 않은 운영상 재정위기를 주장하고 파산 위기를 언급하며 내부적으로 공포분위기를 조성했고 이에 대한 책임을 실무 지도부에 떠넘겼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윤 회장이 내세운 재정위기는 사실과 달라 실무 지도부가 이에 반발하며 윤 회장의 사임을 촉구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번 사태를 일으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족학교 측이 2명의 외부 전문가들에게 재정상태 분석을 의뢰해 재정위기가 아니고 흑자가 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윤 회장과 일부 이사들이 백 사무국장과 실무 지도부를 표적삼아 공격했고, 이에 해당 직원들이 방어 차원에서 노동조합을 결성하자 보복이 시작됐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또 윤대중 회장이 지난 5일 사임을 발표했으나 이사회가 이를 반려하는 형식을 취한 것은 결국 윤 회장의 사임이 제스처에 불과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윤대중 회장의 입장은 전혀 달랐다. 윤 회장은 7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5일 공식 사임을 발표했지만, 현재 실무진 일부가 동시에 사임하고 상황이 혼잡해져 인수인계 과정이 마무리 될 때까지는 사임이 보류된 것”이라며 “현재 민족학교 운영에는 전혀 차질이 없고, 이미 일부 실무진 들과 이사회가 협력해 빈자리를 채우며 효율적으로 위기에 대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윤 회장은 또 내부 분열과 관련, 사퇴한 실무 지도부의 주장에 대해 “이사회와 실무진 사이에 많은 소문이 돌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데 루머는 사실이 아니며, 내부 조사를 정식으로 시행하는 중이니 지금으로선 확답드릴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이어 “현 사태로 인해 민족학교를 믿어주시는 커뮤니티에게 실망감과 우려를 안겨주게 돼 죄송스럽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태에 반발해 사임 의사를 밝힌 백 사무국장 등 3명의 실무 지도부 외에 나머지 16명의 직원들은 공식적인 사직서를 7일 현재 아직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구자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