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애폴리스에 사는 작가, 앤 바우어는 지난해 남편과 함께 장기여행을 떠나면서 집을 임대했다. 마침 집을 수리 중이던 이웃의 노부부가 입주했다.
한 달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니 집은 먼지 하나 없이 깨끗했고, 집주인을 위한 선물까지 준비돼 있었다. 그런데 집안에서 뭔가 다른 냄새가 났다. 약간 상한듯 하면서 들쩍지근한 냄새, 딸기 박스를 열면 확 풍기는 곰팡이 냄새 같은 것이었다. 앤은 부엌 조리대를 닦고 바닥을 물걸레질 했다. 그래도 냄새는 남아있었다. 아주 나쁘지는 않지만 이상한, 사람 몸 냄새 같은 그런 것이었다. 그날 밤 그는 좀 미안한 마음으로 검색을 했다. “나이든 사람들은 냄새가 나는가?”
“역겨운 냄새” “편견”
연구따라 결론 달라
예방책은 정기적 운동
건강·청결 유지가 최선
처음 나온 답은 예스였다. 그 다음은 노우였다. 그리고는 아마도….
이어 그는 여성 작가들에게 같은 질문을 했다. 대략 40세에서 70세에 이르는 이들의 대답은 완전하게 갈라졌다. 젊은 여성들은 예스, 나이 들면서 나는 몸 냄새가 있다는 것이다. 반면 나이든 여성들은 나이차별에서 나온 생각이라며, 몇몇은 기분 나빠했다.
52세인 앤은 자신을 위해서라도 좀 더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그리고 장차 몸에서 날 냄새를 개선할 방안이 있는지 알고 싶었다. 그는 저명한 연구소에서 일하는 두 과학자에게 문의를 했는데 대답은 또 갈라졌다.
모넬 화학연구센터의 생물학자인 조한 런스트롬(46) 박사는 지난 2001년 일본 연구진이 발견한 사실을 그 역시 연구를 통해서 확인했다고 말했다. 나이든 사람들의 피부에는 2-노니날이라는 불포화 알데히드 성분 함량이 높아서 종종 풀냄새 같기도 하고, 왁스냄새 같기도 하며, 지방냄새 같기도 한 냄새를 생성해낸다는 것이다.
소규모 연구라고 스스로 인정한 그의 연구는 20세부터 95세 피시험자의 겨드랑이에서 채취한 샘플을 41명의 참여자들에게 제시하면서 냄새의 강도와 불쾌감 정도를 평가하게 했다. 참여자들은 나이든 기증자에게서 나온 몸 냄새를 나이든 사람의 것으로 정확하게 짚어냈다. 반면 다른 연령층의 몸 냄새는 구분해내지 못했다.
그러나 같은 모넬 화학연구센터에서 일하는 74세의 분석유기화학자인 조지 프레티 박사의 결론은 다르다. 자신이 연구한 바로는 일본 연구진의 연구결과나 런스트롬 박사 연구진의 연구결과가 맞지 않다고 했다. 프레티 박사 연구진은 등 위쪽과 팔뚝에서 샘플들을 채취해 개스 색층분석과 분광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두 가지 분석 어디에서도 나이든 사람들의 피부에서 2-노니날을 찾아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나이든 사람들은 사실 젊은 사람들에 비해 냄새가 덜 난다”고 프레티 박사는 말한다.
“양로원에 가지 않는 한 말입니다. 그곳에서는 위생문제가 뒤섞이면서 모두가 말하는 곰팡내 비슷한 불쾌한 냄새가 나지요.”
이에 대해 런스트롬 박사는 이의를 제기했다.
“그가 틀렸습니다. (그의) 연구 규모가 너무 작았습니다. 자신이 나이 들었기 때문에 그런 주제에 너무 과민했던 것입니다.”
그는 놀리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 일반적으로 블라인드 테스트(피 시험자가 내용을 모르고 하는 화학상의 검사)로 냄새 테스트를 한 결과들을 보면 중년 남성의 냄새가 가장 나쁘다. 그 보다 젊은 사람들이나 늙은 사람들에 비해 냄새가 훨씬 역겹다.(중년 여성들은 다른 연령층과 비교, 냄새가 제일 좋다.) 화학분석에 의하면 젊은이들과 나이든 사람들은 중년층에 비해 피하지방 분비가 덜 하다.
런스트롬 박사는 연구를 통해 ‘나이든 사람 냄새’의 존재를 확인하기는 했지만 피 시험자들은 보통 이를 그저 그런 것으로, 별로 불쾌하게 여기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 냄새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맥락의 문제가 크다고 그는 믿는다. 거름 냄새를 예로 들면, 마구간에서 맡으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지만 누군가의 침실에서 나면 악취로 느껴지는 이치라는 것이다.
“일본 연구에서, 연구진이 무슨 냄새인지를 말하지 않았을 때는 참여자들이 ‘역겹지 않다’고 평가했지요. 하지만 노인에게서 나는 냄새라고 하자, ‘역하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일본에서는 노인 냄새에 대해 확실히 편견이 있다. 노인 냄새를 의미하는 단어까지 있다. 카레이슈라는 말로 명백하게 부정적이다. 미라이 클리니컬이라는 일본 회사는 ‘나쁜’ 몸 냄새를 확실하게 제거해준다고 약속하며 16달러짜리 감 비누를 팔고 있다.
프레티 박사는 2001년 일본 연구의 과학성을 믿지 않는다.
“그 연구가 나왔을 때 내 나이 57이었습니다. 그때도 상당히 기분 나빴던 기억이 납니다. 그들이 ‘노인’이라며 샘플을 채취한 사람들 중에는 40대도 있었습니다. 말이 안 되는 것이지요.”
런스트롬 박사는 일본 연구결과를 지지하기는 하지만 카레이슈를 둘러싼 상업성에 대해서는 찬성하지 않는다. 비싼 크림이나 비누가 냄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냄새는 무의식의 요소가 많아서 냄새를 덮기 어렵습니다. 각 냄새마다 이를 관장하는 화학 수용체가 코 안에 있지요. 그래서 강한 향수를 뿌려도 냄새를 없애지 못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노부모에게 그는 대신 이런 충고를 한다. 운동을 하고, 집안을 자주 환기 시키며, 더러워 보이지 않더라도 정기적으로 침대 시트와 옷가지를 세탁하라는 것이다.
지병이 있으면 나이와 무관하게 몸에서 냄새가 난다는 데 과학자들은 동의한다. 프레티 박사는 그 원인으로 식생활, 신진대사 그리고 개인위생을 꼽는다. 론스트롬 박사는 이들 환자의 몸에서 진행 중인 감염으로 세포부패가 생기면서 냄새가 난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그렇다면 나이 들면서 혹시라도 몸에서 냄새가 나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현재로서 최선의 방법은 자기 몸과 자기 집 관리이다. 운동하고, 건강을 유지하며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정결한 음식을 먹으며, 창문을 열고, 의류와 시트를 세탁하는 것이다.
그리고 냄새에 대한 걱정을 너무 하지 않는 것이다.
최근 앤은 자신의 집에 묵었던 노부부의 집을 방문했다. 그들이 두고 간 몇 가지 물건들을 돌려주기 위해서였다. 그 집에서 차를 대접받으며 환담하는 동안 그는 곰팡내 비슷하고 달짝지근한 딸기 냄새 비슷한 그 냄새를 또 다시 맡았다. 그런데 안락한 그 집안에서 맡으니 똑같은 냄새라도 전혀 불쾌감을 주지 않았다.
“맥락의 문제, 런스트롬 박사 말이 맞았구나” 하고 그는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