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술·차 살 때 한국산 대체
농산물은 원산지 꼭 확인
경제단체들 침묵으로 일관
LA에서 7년째 살고 있는 한인 박모(51)씨는 이달 들어서부터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박씨는 의류업체 ‘유니클로’와 같은 일본 기업 제품을 사지 않기로 했다.
아내와 즐겨 마시던 ‘아사히’나 ‘기린’ 맥주 대신 한국산 맥주로 바꿔 마시기로 했고 일본산 과자는 한국산 과자로 대신했다. 박씨는 “LA에서까지 호들갑이냐고 핀잔을 주는 사람도 있지만 아베 정부의 한국 수출규제 조치에 항의하는 의미로 이렇게라도 한국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한국서 확산되고 있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여파가 LA 한인들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다만 개인적 차원의 불매운동이라 한인사회 전체로 확산될지 단언하기에 이르다.
마일리지가 많아 새 차 구입 계획을 하고 있던 패사디나에 거주하는 한인 노모씨는 일본산 자동차를 구입하는 대신 한국산 자동차 구입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노씨는 “현재 몰고 있던 혼다 대신 한국산 자동차를 구입하려고 마음 먹었다”며 “비록 개인의 행동이라 티는 나지 않겠지만 마음은 뿌듯하다”고 말했다.
LA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주부 백모씨는 마켓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 반드시 원산지를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고 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부터라는 것이다. 백씨는 “일본산 농수산물의 방사성 오염이 우려돼 늘 원산지를 확인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일본산 불매 운동에 동참하면서 모든 제품의 원산지를 일일이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한인들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일본산 제품의 판매 급감 현상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게 한인마켓 관계자들의 말이다.
LA 한인상공회의소나 LA 세계한인무역협회와 같은 주요 경제단체들은 ‘너무 정치적’이라는 이유로 침묵을 지키면서 불매운동이 개인적 차원에 머물고만 있다. LA=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