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 온도가 크게 올라가는 7월부터 ‘비브리오 패혈증’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2001~2016년 7월 평균 96명 발생해 점점 늘어 8월에는 236명, 9월에는 375명으로 정점을 이룬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비브리오 불니피쿠스 균(비브리오 패혈증균)에 감염되는 병이다. 이 균을 가지고 있는 어패류를 익히지 않거나 덜 익혀 먹거나 어패류나 바닷물, 갯벌에 들어 있는 비브리오 불니피쿠스 균이 피부 상처에 접촉되면 감염된다.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 잘 감염되며, 만성 간질환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으면 치사율이 40~50%나 된다. 피부에 상처가 있거나 물놀이 중 조개와 같은 날카로운 물체에 다쳤다면 바닷물 접촉을 피하고 소독하며 상처 부위에 반점과 수포가 생긴다면 가까운 병원을 찾는 게 좋다.
정진원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리면 오한, 발열, 설사, 복통, 다리 통증, 물집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며 “기저(基底) 질환자 등 면역력이 약한 고위험군은 치사율이 높아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했다.
간질환, 알코올 중독자,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앓거나 부신피질호르몬제나 항암제 복용 중이거나 암, 재생불량성 빈혈, 백혈병, 장기 이식, 면역결핍 환자는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리면 치사율이 50%까지 높아지므로 예방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
비브리오 패혈증을 예방하려면 어패류를 날것으로 먹지 말고, 85도 이상에서 1분 이상 충분히 가열한 뒤 섭취해야 한다. 어패류는 수돗물로 2∼3회 깨끗이 씻고 횟감용 칼과 도마는 반드시 구분해서 사용한다.
해산물을 다룰 때에는 장갑을 착용하고 날생선을 요리한 도마나 칼 등에 의해 다른 식품에 교차 오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조리하지 않은 해산물로 인해 이미 조리된 음식이 오염되지 않도록 구분해서 보관한다. 또한 상처가 있다면 바다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