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8~10시간 음식 안 먹어
체내 축적 지방 태워 다이어트
메뉴 선정·칼로리 계산 불필요
외식 등으로 스케줄 깨져도
건강혜택 지속 걱정 안해도 돼
하루 중 8시간에서 10시간 사이에 원하는 음식을 마음대로 먹되 나머지 시간에는 물과 차, 블랙 커피만을 마시는 간헐적 단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예찬론자들에 따르면 시간제한 식사라고도 불리는 간헐적 단식은 체중감량 효과는 물론 식사준비시간 단축, 집중력 개선과 소화기 염증 완화 효과를 제공할 뿐 아니라 장수에도 도움을 준다.
‘비만 코드’의 저자인 제이슨 풍 박사는 “간헐적 단식이라는 명칭 자체가 다소 거창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매일 장시간 자발적으로 음식물을 멀리하는 간단한 방법을 통해 당분 대신 체내에 축적된 지방을 연소시킴으로써 인체에 필요한 연료를 얻는 다이어트의 일종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간헐적 단식을 하려면 제일 먼저 얼마나 오랫동안 음식을 먹지 않을 것인 지부터 결정해야 한다. 새로운 다이어트에 관한 연구가 아직 초기 단계이고, 단식을 얼마나 길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도 제각각이지만 보통 8시간에서 10시간이 적절하다는 게 중론이다. 예를 들어 오전 11시에 첫 식사를 했다면 오후 7시까지 그날의 마지막 식사를 끝내야 한다.
일단 단식 스케줄이 정해지면 그 다음은 쉽다.
뉴욕타임스 건강 칼럼니스트인 라리사 짐버로프는 하루 두 차례 식사를 하고 그 중간에 약간의 간식을 하는 스케줄을 잡았다. 음식물은 평소 즐기는 샐러드, 계란, 생선, 채소, 요구르트, 견과류, 과일이 주를 이루었고, 때때로 다크 초콜릿과 과자를 간식으로 택했다.
짐버로프는 다른 다이어트와는 달리 무엇을 먹을지 선택의 범위가 넓어서 좋다고 말했다. 단식 시간만 제대로 지키면 와인 한 잔을 마신다던가, 치즈 조각과 좋아하는 병아리콩 요리도 먹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칼로리 계산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큰 장점이었다.
예전처럼 꼬박꼬박 하루 세 번에서 다섯 번의 식사를 하지 않게 되자 마치 명상수행이라도 하는 것처럼 정신이 맑아졌다. 먹어도 좋은 것과 먹어서는 안 될 것을 가리느라 신경을 쓸 필요가 없어 마음의 부담도 한결 가벼워졌다.
짐버로프는 제 1형 당뇨병 환자지만 하루 두 번으로 식사를 제한하자 인슐린 조절이 수월해졌다. 초반에는 심한 허기가 들었으나 시간이 지나자 첫 식사시간을 뒤로 미룰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생겼다.
간헐적 단식을 시작하기는 쉽지만 스케줄을 고수하기란 생각보다 어렵다. 특히 친구들과 외식을 하게 되면 스케줄이 흐트러지기 십상이다. 이때마다 이제까지 공들인 노력이 삽시간에 송두리째 날아가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고개를 들기 마련이다.
그러나 살크 인스티튜트 연구원이자 ‘생체리듬 코드’ 저자인 사친 팬다 박사는 제한적 단식으로 얻은 건강혜택은 중간에서 잠시 옆길로 샜다고 해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팬다 박사는 자신의 연구보고서를 인용해가며 “주말동안 단식을 한 쥐는 그 이후 과식을 해도 체중 및 체지방과 콜레스테롤 감소, 당 조절, 지방간 감소, 내구력 증진, 운동협응능력 개선 등 단식을 통해 얻은 건강혜택을 거의 대부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팬다 박사는 이어 “공복상태는 숙면을 도와준다”고 말했다.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시간제한 식사를 하면 수면 드라이브가 활성화돼 잠을 훨씬 잘 자게 된다는 설명이다.
수면상태에서 혈당치가 줄곧 안정적인 범위 안에 머물러 있다는 것 역시 간헐적 단식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 중 하나이다.
지구상 어디서든 성인들의 최대 사망원인은 심장질환이다. 그런데 단식은 몸속으로 들어가는 칼로리를 제한하기 때문에 수명연장에 도움을 준다. 건강한 사람도 간헐적 단식을 통해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단식은 종양의 성장을 줄여주고, 유방암 재발을 막는데 큰 효과를 보인다.
팬다 박사는 “우리는 지금 간헐적 단식의 1차 물결을 보고 있으며 2차 물결은 보다 확실한 연구결과가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2020년에 보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 때쯤에는 간헐적 단식이 중요 다이어트 방식으로 굳건히 자리잡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이제까지의 연구에서는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과학자들이 포착하지 못했다 해서 아주 없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간헐적 단식을 하면서 수시로 몸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