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거주 매일린 리터씨
경찰청, 친모 도움 요청 받고
SNS 이용 딸 입양기록 발견
지난 1975년 시애틀 미국인 가정에 입양된 한국여성이 44년만에 친모와 감격의 상봉을 이뤘다.
주인공은 시애틀에 거주하는 매일린 리터(한국명 조미선)씨다. 그녀의 친모 상봉 소식은 지난 12일 이후 한국 언론에서 집중 조명되고 있다.
리터씨는 12일 전주의 전북경찰청에서 44년만에 극적으로 상봉한 친모 서안식씨를 부둥켜 안고 기쁨의 눈물을 쏟아냈다. 서씨도 경기도 성남에서 전주로 한걸음에 달려와 꿈에도 그렸던 딸과 재회했다. 이 자리에는 리터씨의 남편 대럴 플레사스도 함께 했다.
전주경찰청에 따르면 리터씨는 1973년 전주의 한 영세가정에서 3남매 중 둘째로 태어나 돌을 갓 지난 1975년 1월 아빠의 손에 이끌려 영아원에 맡겨졌다. 당시 과일 행상으로 근근이 살림을 꾸리던 어머니는 판자촌에서 힘겹게 둘째 딸을 낳고 건강이 악화돼 친정에서 요양했다. 서씨가 5개월여 후 돌아왔을 때 어린 자녀들은 온데간데 없고, 남편은 집을 팔고 어디론가 떠나버렸다.
수소문 끝에 큰아들은 외삼촌 집에 맡겨진 것을 알았으나, 두 딸은 오리무중이었다. 그녀는 수년이 지난 뒤에야 다른 여자와 사는 남편을 통해 첫째 딸은 익산 어딘가로 보내졌고, 둘째 딸인 리터씨는 해외에 입양됐다는 사실을 알았다.
리터씨는 영아원에서 지낸 지 6개월 만에 입양단체를 통해 시애틀 인근의 시골 마을 미국인 가정에 입양됐고 켄모어 지역에서 성장한 후 현재의 남편을 만나 가정을 꾸몄다.
리터씨를 친모와 만나게 해준 것은 인터넷 사회망서비스(SNS)였다. 서씨가 딸을 찾으려고 전북경찰청에 도움을 요청하자 경찰청은 올해 초 전주영아원에서 2004년 8월 미국인 ‘매일린 리터’씨의 방문기록을 발견하고 이를 단서로 ‘페이스북’ 검색을 통해 동일 이름을 철저히 탐색했다.
페이스북에서 조씨와 동일한 영문명을 가진 이들에게 메세지를 보낸 4개월 만인 지난 4월 말 조씨로부터 연락이 닿았고 친자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유전자 검사를 실시한 결과, 100% 일치했다. 시애틀=서필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