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 스캔서 미세 병변까지 판독
대중화까지는 시간 더 걸릴 듯
컴퓨터에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을 입력하면 전문의가 놓치는 미세한 폐암 병변까지 감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과 다수의 의료센터에 소속된 과학자들은 최근 자연의학 저널 최신호에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현재 이 같은 테크놀로지의 개발이 진척을 보이고 있지만 광범위한 대중적 사용에 이르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가장 유망한 분야 중 하나는 패턴 인식과 이미지 해석으로 현미경 슬라이드와 X-레이, MRI와 기타 의학 스캔 판독에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기술이다.
과학자들은 방대한 양의 의료영상을 인공신경망에 투입하는 방식으로 폐렴과 암은 물론 인간의 눈에 포착되지 않는 손목골절 등의 구체적인 증상의 패턴을 인지할 수 있도록 컴퓨터를 훈련시킬 수 있다.
학습능력을 지닌 이 시스템은 알고리즘 혹은 일련의 입력된 지시를 따르며 컴퓨터에 입력된 데이터가 많을수록 더욱 정확한 판독이 가능하다.
딥 러닝(deep learning)으로 알려진 이 같은 프로세스는 컴퓨터의 음성인식과 자율주행자량이 정지신호를 인식하고 보행자를 전신주와 구별하는데 사용하는 물체식별 기능 등 이미 광범위한 영역에서 응용되고 있다.
의료분야에서 구글은 병리학자들이 현미경 슬라이드를 판독해 암을 진단하거나, 안과전문의가 당뇨병을 지닌 사람들의 안질환을 잡아내는데 도움을 주는 시스템을 만들어 냈다.
새로운 연구에 참여한 과학자들은 폐암검사에 사용되는 CT 스캔 인공지능을 적용했다. 페암은 지난해 미국에서만 16만 명의 사망자를 냈고, 전 세계적으로는 17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처럼 인공지능을 장착한 CT스캔은 긴 흡연경력으로 폐암 발병위험이 높은 사람들에게 추천된다.
인공지능 스캔은 암을 잡아낼 뿐 아니라 암으로의 전이가 가능한 병변까지 짚어낸다. 방사선과전문의들은 이를 이용해 환자들을 리스크 그룹별로 추려 조직검사를 필요로 하는지, 잦은 후속 스캔검사를 통해 의심되는 부위를 계속 들여다볼 것인지 여부를 결정한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테스트에는 함정이 있다: 종양을 놓치거나 양성 조직을 음성 조직으로 오판해 환자에게 수술, 혹은 폐 조직검사와 같은 위험한 시술을 받게 할 수 있다. 또한 같은 스캔들 판독한 방사선과전문의들이 다른 소견을 내놓을 수 있다.
컴퓨터 기능을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한 연구원들은 여러 겹의 프로세싱 레이어를 지닌 신경망을 만들었고, 이미 암 진단을 받은 환자들의 CT 스캔 여러 장을 보여주는 학습방식으로 컴퓨터를 훈련시켰다.
그리고 나서 연구원들은 컴퓨터의 진단능력을 테스트했다. 결과는 “A+”를 줄만큼 만족스러웠다.
진단결과가 알려진 6,716건을 놓고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인공지능 컴퓨터 진단 시스템은 94%의 정확도를 보였다.
또한 스캔결과가 없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6명의 방사선과전문의들과 딥 러닝이 대결을 펼친 결과 인공지능 컴퓨터가 보다 정확한 진단을 내놓으며 우세승을 거두었다.
반면 스캔 결과가 나온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진단 기량 대결에서는 양측이 막상막하를 기록했다.
이처럼 방대한 양의 데이터 처리능력은 인공지능으로 하여금 인간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미세한 패턴까지 인식하는 것을 가능케 만든다.
캘리포니아주 라욜라 스트립스 리서치 트랜스레이셔널 인스티튜트의 디렉터이자 의료관련 인공지능 전문가인 에릭 토폴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대단히 유용할 것이지만 임상검사에서 반드시 철저한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인공지능이 방사선전문의들을 대체하게 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토폴 박사는 “절대 아니다”며 “인공지능은 의사를 도울 뿐이며 그들의 대체물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잘못된 CT스캔 판독이 전체의 30%에 달한다”며 “인공지능이 본격적으로 활용되면 이 수치는 내려갈 것”으로 확신했다.
하지만 잠재적 위험요소도 존재한다. 스캔을 잘못 판독한 방사선전문의는 단 한 명의 환자에게 해를 끼치지만 결함을 지닌 인공지능 시스템이 광범위하게 보급될 경우 숫한 피해자들을 낼 수 있다.
설사 이런 문제를 해결한다 해도 해킹이나 소프트웨어 결함을 끊임없이 모니터 해야 한다.
구글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이자 이번 보고서의 저자인 샤라브야 셰티는 “방사선전문의들을 신뢰를 얻을 수 있게끔 이번 연구결과를 제시하는 방법은 그들에게 인공지능의 핵심기능을 직접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슈도 있다. 인공지능 시스템이 예상대로 연방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는다면 그 이후 개선이 이루어지고 데이터 처리능력이 향상되는 등 변화가 생길 때마다 FDA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것인지, 만약 그렇다면 얼마나 자주 승인을 받아야 하느냐이다.
폐 검사 신경망은 아직 병원에 실전 배치되지 않았다. 셰티는 “우리는 의료용 인공지능 테크놀로지를 어떻게 하면 생산적인 방법으로 임상실습에 사용할 수 있을지를 논의하기 위해 전 세계의 연구기관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폐 종양을 보여주는 채색된 CT 스캔. 인공지능의 폐암 진단 능력이 의사에 못지 않거나 오히려 우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