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비자 추첨 탈락
대학원-귀국 갈림길
#> 대학 졸업을 앞둔 한국 유학생 K씨는 향후 진로를 놓고 고민 중이다. 통보는 아직 받지 않았지만 당첨자들과 달리 K씨가 낸 수수료 체크가 결제되지 않고 있어 탈락을 예상하고 있다. K씨는 “학업을 마치면 다른 미국인 친구들처럼 당연히 취업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현실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며 “비 STEM 전공으로 학부만 졸업한 나 같은 유학생은 취업하기가 정말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취업비자 문턱으로 인해 미국서 취업하기를 희망했던 유학생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H-1B 추첨에서 미 대학 석사 학위 취득자에게 우선권을 주는 새로운 추첨방식이 도입돼 학사 학위만 취득한 유학생들의 좌절이 더 크다.
K씨처럼 대학 졸업 후 어렵게 OPT(유학생 졸업 후 취업연수 프로그램)로 취업했다고 하더라도 취업비자 추첨에서 떨어지면 대부분 귀국 길을 선택하게 된다.
이번 전문직 취업비자(H-1B) 사전접수에는 20여만명이 신청서를 냈지만, 취업비자 쿼타는 석사 2만개를 포함해 8만 5,000개에 불과해 약 12만명이 추첨 문턱을 넘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유학생들이 대다수인 이들은 사실상 미국서 취업하기 어려워 귀국을 고민하고 있다.
운 좋게 추첨에 당첨된 유학생들도 고민 중이기는 마찬가지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취업비자 심사가 크게 까다로워져 추첨당첨이 비자를 보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는 사전접수 추첨에만 걸리면 큰 문제없이 비자 승인을 받을 수 있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지난 2017년부터 치솟기 시작한 ‘추가서류요청‘(RFE) 비율은 지난해 50%에 육박했다. 추첨에 당첨된 신청자 절반이 RFE 요구를 받은 셈이어서, RFE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할 경우에는 심사 통과가 어렵다. <김상목 기자>